"온라인 증오 집단, 플랫폼·지역 옮겨 다니며 활동"

연합뉴스 | 입력 08/21/2019 17: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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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총격 테러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조지워싱턴대-마이애미대 연구…"약한 조직 노리고 내부 붕괴 유도하라" 해법 제안

 

온라인상에서 백인우월주의나 인종차별주의 등 증오를 부추기는 집단은 제재를 피해 플랫폼과 지역을 옮겨 다니며 활동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지워싱턴대와 마이애미대의 합동 연구팀은 증오 집단이 어떻게 온라인 공간에서 이동하는지를 추적한 연구 결과를 21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테러 동영상을 올리는 등 증오를 확산시키는 집단을 '증오 무리'(hate clusters)라고 명명하고, 그 멤버들이 한 증오 무리에서 다른 증오 무리로 옮겨가는 경로를 추적했다.

 

이번 연구는 특히 극우주의적 증오 집단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자들은 극우 집단이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데다 최근 발생한 현실 세계의 폭력 사건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이들 증오 무리는 특정 플랫폼에서 제재를 당해도 플랫폼이나 지역을 옮겨가며 게시물을 재생산하고 유포했다.

 

예컨대 페이스북이 백인우월주의 결사를 뜻하는 'KKK'를 금지한 뒤 러시아와 동유럽의 인기 소셜미디어인 'VK'에는 약 60개의 KKK 무리가 존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VK를 차단한 뒤 이 무리는 다시 페이스북에서 환생했다. 이번에는 키릴 문자로 쓰인 '큐 클럭스 클랜'이란 명칭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영어로 된 알고리즘이 이들을 적발하기가 더 힘들었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이런 증오 무리를 즉각 중단시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일련의 조치들도 제안했다.

 

이는 세력이 약한 조직을 타깃으로 삼고,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유도하라는 것으로 압축된다.

 

연구자들은 목소리가 크고 강력한 활동가를 공격하기보다는 소셜미디어들이 좀 더 작은 증오 무리를 없애거나 무작위로 개별 활동가를 추방할 것을 제시했다.

 

증오 무리에서 단 10%의 회원만 없어져도 그 조직은 붕괴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닐 존슨 조지워싱턴대 물리학 교수는 "더 큰 증오 무리는 권력이 있고 사람도 있으며 돈도 있다"며 "따라서 이들은 (쫓겨나도) 돌아오며 공격당하면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비슷한 증오 무리 간에 존재하는 철학적 분열을 파고들 것도 제안했다. 일례로 연구자들이 연구한 두 백인우월주의 집단은 유럽 통일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갈라져 있었다.

 

존슨 교수는 온라인상에서 증오가 확산하고 그것이 폭력적인 공격자를 훈련시키는 방식을 물이 끓는 과정에 비유했다.

 

그는 "모든 (물) 분자들은 다 똑같다. (그러나 물을 끓이면) 국지적으로 일부 분자는 다른 분자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갖게 되고 이들이 물 위로 떠올라 거품이 돼 터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