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미국, 이란 최고지도자 대테러 제재…이란 "백악관, 정신 장애"

박현경 기자 입력 06.25.2019 04:16 AM 조회 1,517
이란의 미군 무인기 격추에 대응해 보복 공격하려다 직전에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24일)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를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혁명수비대 장성 8명에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군사 공격을 하지 않는 대신 이란의 최고 권력자이지 신정일치 체제의 정점인 최고지도자를 테러 행위와 연루됐다며 '대테러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린 것이다.

이번 추가제재는 형식상 경제적 제재이지만 이란의 체재를 부정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양국간 우발적 군사충돌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엔 미 재무장관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임명한 관료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이고 임의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사법부 수장, 국영 언론 경영진, 헌법수호위원회와 국정조정위원회 위원,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군 장성 등 국가의 고위 요직을 사실상 모두 임명하는 권한이 있다.

미국은 또 이란 최고지도자실에 물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개인이나 조직을 재무장관이 제재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 명령을 통해 부과되는 제재는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그와 최고지도자실에 가깝게 연계된 이들이 중요한 재정 자산에 접근하거나 지원받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 등을 강타할 제재"라고 자평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오늘(25일) 국영방송을 통해 중계된 내각회의에서 "이번 제재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하다 좌절했다는 방증이다"라며 "백악관은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다"라고 비난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사용한 '장애'(말루리야트)는 공식적인 용어가 아닌 욕설에 가까운 어감을 지닌 단어다.

이어 "핵합의는 이란과 외국이 가장 오랜 기간 대화해 성사됐다"라며 "미국은 일방적으로 이를 어기더니 이제와 대화하자고 하는 데 누가 이 거짓말을 믿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어제(24일) 긴급회의를 하고 미국과 이란의 즉각적인 대화를 촉구했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