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이섬에서 하이킹 도중 실종됐던 여성이 17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AP통신은 지난 8일 마우이섬 자연보호구역에서 사라진 올해 35살 어맨다 엘러가 약 2주만인 지난 24일, 자신의 자동차로부터 7마일 떨어진 마카와우 숲 보전지역에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마우이섬 출신으로 인근 와이루쿠 지역의 물리치료사이자 요가 강사인 엘러는 당시 가볍게 숲을 산책할 생각으로 휴대전화와 지갑을 모두 주차된 차 안에 둔 채 길을 나섰다.

충분히 등산을 즐긴 엘러는 다시 출발지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엘러는 방향을 잃고 점점 더 깊은 숲속으로 빠져들었고, 기나긴 여정이 시작됐다.

엘러는 일간 뉴욕타임스에 "내게 남겨진 선택지는 사느냐 죽느냐 뿐"이었다며 절박했던 상황을 회고했다.

엘러는 "'살고 싶다면, 계속 나아가라'라는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포기하려고 한 순간마다 "나뭇가지가 떨어지고, 발을 헛디디는 등 무언가가 자신을 막았다"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용기를 낸 엘러에게 또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벼랑에서 떨어지면서 무릎 연골을 다치고 다리에 골절상을 입게 된 것이다.

걸음이 불편해지자 음식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엘러는 산딸기 같은 과일을 따서 먹고, 맑은 물을 찾아 마셨다.

불가피할 때는 나방을 먹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말리려고 널어놓은 신발이 갑작스레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간 뒤부터는 맨발로 걸었다.

엘러는 "몸이 점점 더 말라가면서 '내가 정말 살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었다"고 말했다.

마침내 실종 17일이 되던 날, 엘러의 흔적을 쫓던 수색 헬리콥터가 그를 발견했다.

엘러는 "위를 올려다보니 헬리콥터가 바로 내 위에 있었다"면서 "오, 주여"라고 외치고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며 기적 같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엘러의 친구이자 헬리콥터에 타고 있던 한 수색대원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처음 엘러를 봤을 때는 믿을 수가 없었다"면서 "아주 울창한 숲에서 엘러를 발견한 건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엘러를 찾기 위해 나선 자원봉사자들은 실종 72시간이 지나 공식 수색 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도를 들고 자발적으로 수색을 이어갔다.

실종 기간 내내 앞장서서 수색대를 독려해온 엘러의 어머니는 "엘러의 몸무게가 많이 줄었다"라며 안타까워하면서도 "알맞은 방법과 행동으로 시간을 벌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를 구조할 수 있었다"라면서 딸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엘러가 입은 다리 골절과 무릎 찰과상, 햇볕으로 인한 화상은 "모두 치료할 수 있는 것"이라며 딸의 무사 귀환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