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화웨이 결별은 '디지털 철의 장막' 신호탄"

연합뉴스 | 입력 05/21/2019 11: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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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사지도 팔지도 말라" 미중 기술냉전의 신호탄[최자윤 제작] 일러스트​


기술냉전 비화 땐 중국 검열체제·격리 강화할 가능성

 

 

미국과 중국의 기술경쟁 격화로 인해 디지털 세상이 양분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구글이 중국 화웨이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은 향후 기술냉전이 펼쳐진다면 '디지털 철의 장막'의 신호탄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20일(현지시간) 해석했다.

 

이미 강력한 중국의 온라인 검열체계는 미국 기업들까지 발을 뺀다면 걷잡을 수 없이 강화해 중국의 인터넷은 완전히 격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NYT는 "기술경쟁 격화 때 중국은 외부 세상을 계속 거부할 것이고 미국과 다른 많은 국가는 그 반대로 중국의 기술을 차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열 속에서 그나마 계속돼온 두 진영의 교류마저 사라지면 세계가 정보기술 장비와 서비스를 쓰고 이해하는 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핵심부품이나 기술 이전을 막으려고자국 기업들에게 거래제한 조치를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구글은 화웨이와의 사업을 대거 중단하기로 했다.

 

화웨이는 향후 출시할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계의 공개 버전만 쓸 수 있고 구글 지도, 검색,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같은 서비스도 가져다 쓸 수 없게 됐다.

 

물론 중국 내 화웨이 스마트폰은 구글의 주요 앱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검열 버전이므로 화웨이 하나만 봤을 때 당장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정책이 계속된다면 중국으로서는 아직 이루지 못한 기술 자급자족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NYT는 "미국의 새로운 호전적 태도 때문에 중국의 검열 프로세스가 촉진될 것"이라며 "중국인들이 오로지 국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로 가동되는 전화기와 기기만을 쓰는 시대로 가는 문이 열린다"고 설명했다.

 

이미 대세가 그런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으며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식의 반응도 목격된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의 애널리스트인 니콜 펑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많은 중국인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포괄적"이라며 "이제 그런 상황이 진짜라고 많은 이들이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과 중국의 '디지털 철의 장막'이 형성 과정에 들어간 지는 이미 오래다.

 

중국은 지구촌 네티즌의 5분의 1이 사는 자국을 외부와 격리하기 위해 '만리방화벽'이라고 불리는 차단체계를 갖춰놓고 싫어하는 콘텐츠를 차단해왔다.

 

그 결과 오늘날 중국의 인터넷은 세계 다른 나라에서 쓰는 인터넷과는 한눈에 봐도 다르다.

 

NYT는 그나마 미국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중국 장비들에 들어가는 까닭에 중국이 자국 디지털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미국 기업들이 기여할 역할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번창한 많은 기술기업의 창업자가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점,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서로 상대국에 투자하는 사이가 됐다는 점, 양국 학자들이 정기적으로 교류했다는 점은 그런 관계의 발전으로 거론됐다.

 

NYT는 미국이 지식재산권 탈취 우려 때문에 이 같은 교류의 일부를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기존 관계가 깨져 기술냉전에 고삐가 풀릴 가능성을 주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이른바 '기술도둑질'을 토대로 미국을 경제적으로 침탈하고 있다며 중국의 산업·통상정책의 변경을 촉구하며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