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에 흑인 매달고 질주해 살해한 백인우월주의자 사형

라디오코리아 | 입력 04/25/2019 04: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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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전 흑인 남성을 트럭에 매달고

광란의 질주를 벌여 살해한 백인우월주의자에 대해

사형이 집행됐다.

AFP 통신 등 외신들은 어제(24일) 오후

텍사스주 헌츠빌에 있는 주립교도소에서

44살 존 윌리엄 킹이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사형당했다고 보도했다.

킹은 1998년 제임스 버드 주니어 살해사건으로 기소된

3명의 백인 가운데 한 명이다.

 

공범 중 로런스 브루어는 2011년 먼저 사형됐고,

숀 베리는 유죄를 인정하고 수사에 협력한 덕분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베리의 증언 등에 따르면 이들 3명은

1998년 6월 맥주를 마신 뒤 포드 픽업트럭을 몰고 다니다

히치하이크를 시도하던 당시 49살 버드를 차에 태워

시골 도로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버드를 심하게 구타한 이들은

버드의 두 발목을 체인으로 묶어

트럭 뒤편에 매달고 도로를 달렸다.

당시 재판에서 한 법의학자는 버드가 트럭에 매달려

2마일 가량을 질질 끌려갈 때까지도 살아있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콘크리트 배수관에 부딪히는 바람에

목이 잘리는 등의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

버드의 절단된 사체는 루이지애나주와 가까운

텍사스 재스퍼의 한 흑인교회 바깥에서 발견됐다.

근래에 일어난 가장 끔찍한 인종차별 참사로 평가받는 이 사건은

미 전역에 충격파를 던졌고,

특히 인종주의적 집단 린치의 역사를 간직한 남부에서

더 큰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10여년 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버드와 또 다른 차별범죄 희생자 매슈 셰퍼드의 이름을 딴

증오범죄 예방법에 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킹은 사형 직전까지도 범행을 부인하며

형 집행을 막으려 안간힘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킹의 변호인은 전날 늦게 대법원에

형 집행유예를 요청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앞서 22일에도 텍사스주 사면·가석방위원회가

만장일치로 형 집행유예를 불허했다.

변호인인 리처드 엘리스는

"기소 때부터 재판 내내 킹은 완전히 무죄라고 주장해왔다"며

"버드가 죽기 전 공동피고인들과 버드를 남겨두고 먼저 자리를 떴고,

사건 현장에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킹의 온몸에는 KKK에 대한 충성 맹세와

'아리아인의 자존심'과 같은 백인우월주의 문신이 가득했지만,

그의 또 다른 변호인은 감옥에서의 폭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인 갱단과 어울리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어제 사형을 지켜본 피해자 버드의 여자형제

칼라 버드 테일러는 성명을 내

"킹은 그때도 오늘 밤에도 전혀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사형집행은 그의 행동에 대한 정당한 처벌"이라고 말했다. 


박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