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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뉴질랜드 총격 영상 삭제.. '늑장 대처' 비판

주형석 기자 입력 03.16.2019 07:45 AM 조회 4,796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주요 소셜미디어들이 현지시간 어제(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 사원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을 찍은 동영상과 관련 계정 등을 일제히 삭제했다.

하지만 얼마 뒤 총격 동영상 복사본이 재등장했고 페이스북 등은 동영상 확산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정치권에서는 ‘뉴질랜드 무슬림 총기난사’ 발생 이후 페이스북이 “늑장 대처'한 탓에 총격 영상이 돌아다녔다”며 비판했다.

CNN에 따르면 체포된 총격 용의자 중 한 명은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로 약 17분 분량의 라이브 총격 영상을 촬영해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했다.

문제의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에는 용의자가 차량을 몰고 이슬람 사원으로 이동하는 과정과 트렁크에서 소총을 꺼내 들고 사원에 진입해 무슬림들에게 총을 난사하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페이스북 호주·뉴질랜드 지역 정책담당 미아 갈릭 국장은 뉴질랜드 경찰이 라이브 스트리밍이 진행된 직후 영상에 대해 알려왔고 즉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용의자 계정, 관련 영상 등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페이스북측이 영상을 삭제한 뒤 불과 수시간만에 영상 복사본이 페이스북에 재등장하는 등 순식간에 급속히 확산됐다.

트위터는 뉴질랜드 총격 또는 총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계정, 비디오 영상 등을 플랫폼에서 모두 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도 폭력 콘텐츠에 대처하는 회사 정책에 따라 이번 뉴질랜드 총격 영상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처럼 주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나름대로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돌아다니는 영상의 확산을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2020 대선’ 경선주자인 코리 부커 NJ 연방상원의원은 IT 기업들이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더 빨리 영상을 내렸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마크 워너 버지니아 연방상원의원도 증오 콘텐츠가 페이스북 시스템을 이용해 생중계되고 삭제 뒤에도 증폭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언급하면서 거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얼마나 악용될 수 있고, 악용되는 지를 이번에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이른바 증오 콘텐츠를 걸러내기 위해 인공지능 감시견을 가동하고 있는데도 이번 총격 영상을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보안상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비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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