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단속 나선 美…폼페이오 "러의 서방분열책동 방치 안 돼"

연합뉴스 | 입력 02/11/2019 15: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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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헝가리를 방문해 페테르 시야트로 헝가리 외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헝가리서 대러 관계 재정립 요구…'화웨이 쓰지 말아라' 압박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1일(현지시간) 헝가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을 분열시키도록 헝가리가 놔두어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대러 관계 재정립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동유럽 순방에 나선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첫 방문국인 헝가리에서 "미국이 그동안 자주 중(동)유럽에 부재했는데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헝가리를 압박했다.

 

그는 또 "화웨이를 쓰면 파트너로서 함께 가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동맹국들에 기회와 화웨이 장비 사용의 리스크를 분명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번 방문은 최근 급속하게 중국, 러시아 쪽으로 기울어지는 동유럽 국가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넓히려는 목적으로 이뤄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헝가리 일정을 마친 뒤 슬로바키아, 폴란드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헝가리는 지난해 11월 범죄 혐의를 받는 러시아 무기 중개상들을 미국으로 추방하지 않고 러시아로 송환하는 등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미국과 여러 사안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다.

 

작년에는 헝가리계 미국인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중앙유럽대학(CEU)을 강제 퇴출하려 했던 것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작년 3연임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 달 간격을 두고 정상회담을 하는 등 노골적으로 친러 성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르반 총리가 협력을 요구하는 미국의 손짓을 계속 물리치면서 러시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압박에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중국 통신기업인 화웨이가 헝가리와 폴란드 등 동유럽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것도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가 동유럽 국가들을 발판삼아 유럽연합(EU) 내의 정보를 중국에 빼돌리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헝가리 통신 장비의 70%는 화웨이 장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도착 첫날부터 러시아와 사실상 손을 끊을 것을 요구하자 헝가리도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페테르 시야트로 헝가리 외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비판은 엄청난 위선"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맞받아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헝가리가 우크라이나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가스파이프사업에 개입하지 말 것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