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심장부 직행 김영철, 베일에 가려진 워싱턴 여정

연합뉴스 | 입력 01/17/2019 11: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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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행 항공기 탑승하는 북한 김영철 부위원장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 등 논의차 워싱턴에 가기 위해 17일 오후(현지시간) 베이징(北京) 공항에서 워싱턴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현지시간) 평양발 고려항공(JS251)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2터미널에 도착해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오후 6시25분 유나이티드 항공(UA808)편을 이용해 워싱턴으로 떠났다. 사진은 항공기 탑승을 위해 이동하는 김 부위원장. 2019.1.17 


파격의전 속 '깜짝 이벤트' 주목…北유엔대표부 차석대사 워싱턴 수행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현지시간) 방미길에 올라 19일까지 2박 3일간 머물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동선과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관리가 미국의 심장부인 수도 워싱턴DC에 직항편으로 입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 말∼6월 초 1차 방미 때에는 '뉴욕의 관문'인 JFK 국제공항을 이용해 입국한 뒤 육로로 워싱턴DC로 이동했다. 앞서 2000년 10월 특사 자격으로 방미한 조명록 북한군 차수(국방위원회 제1부 위원장)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워싱턴DC를 방문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세부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특사 자격으로 오는 것으로 알려진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DC 체류 기간 구체적 '로지스틱스'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실제 국무부는 김 부위원장이 이미 워싱턴DC행 비행기를 탄 이후인 이날 오전까지도 "발표할 회담들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전례없는 극도의 함구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을 거치지 않고 워싱턴으로 직행하는 그는 돌아갈 때도 워싱턴에서 나가는 일정이 유력하다. 지난해 1차 방미 때에는 '5월 30일 뉴욕 도착 및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만찬→5월 31일 폼페이오 장관과의 본회담→6월 1일 육로로 워싱턴DC 이동 및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백악관 면담 후 뉴욕 복귀→6월2일 귀국'의 3박 4일 일정이었다.

 

북한 관리의 사상 첫 워싱턴DC 직행이 갖는 무게 등을 감안할 때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 경호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측이 지난해 1차 방미 때에 이어 이번에도 '특급대우'로 파격의전에 나설지 주목된다. '깜짝 이벤트'가 이뤄질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중국 현지시간 17일 오후 6시 38분 유나이티드 항공편에 몸을 실은 그는 태평양 상공을 지나 워싱턴DC 근교 덜레스 국제공항에 미 동부시간으로 같은 날 오후 6시 50분께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1차 방미 때와 마찬가지로 일반 입국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 국무부 외교경호실(DSS) 측의 경호를 받아 계류장에서 바로 공항을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1차 방미 때에도 미국 측은 김 부위원장이 JFK 국제공항을 도착했을 당시 계류장에서부터 경호 차량 4∼5대로 '에스코트'한 바 있다.

 

2차 핵 담판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오는 '특사'에 대한 각별한 예우 차원에 더해 극도로 외부 노출을 꺼리는 김 부위원장의 스타일을 감안, 김 부위원장이 미국 땅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보안과 의전에 더 각별한 신경을 쓸 거란 이야기도 들린다.

 

이에 더해 미수교국인 북한이 물리적으로 직접 차량이나 경호 인력들을 준비할 수 없는 만큼 미국 측이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부위원장의 이번 워싱턴 방문 기간에는 박성일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그림자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에 있던 박 차석대사는 김 부위원장을 동행한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직무대행과 함께 베이징에서 함께 워싱턴행 비행기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북한대표부 소속 인사가 뉴욕 미드타운의 콜럼버스 서클을 기준으로 반경 25마일 밖을 '이탈'할 경우 미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국무부의 특별승인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박 차석대사 외에 뉴욕 북한대표부 인력이 국무부의 승인을 받고 추가로 워싱턴DC에 '파견'됐을 가능성도 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18일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미 고위급회담을 한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면담이 끝난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간 및 날짜를 확정해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8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첫날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찬 또는 둘째 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후 만찬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1차 방미 당시 뉴욕의 화려한 마천루를 잇는 스카이라인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38번가의 55층짜리 코린티안 콘도미니엄에서 열린 '맨해튼 만찬'에 이어 이번에는 어떠한 파격 이벤트가 이뤄질지 관심을 끈다. 북한의 정보당국 수장 격이기도 한 김 부위원장은 워싱턴DC 방문 기간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도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DC 방문 기간 머물 숙소도 관심이다. 북한 당국자가 워싱턴에서 밤을 보내게 되는 것은 2000년 방미한 조명록 차수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조 차수는 백악관에서 멀지 않은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머문 바 있다.

 

이번에도 백악관에서 멀지 않은 시내 호텔 중 한 곳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건너편 영빈관 블레어하우스를 내주는 '파격'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날로 27일째를 맞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의 여파가 김 부위원장의 방미에까지 미칠지도 관심을 끈다. 셧다운이더라도 국무부 인력 30%가 근무하는 만큼 경호 등 일정 수행 지원에 당장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 주변의 설명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4일 미 대학풋볼대회 우승팀 '클렘슨 타이거스' 선수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했을 당시 셧다운 사태로 백악관 요리사들이 출근하지 않으면서 햄버거와 피자 등 패스트푸드로 파티를 한 바 있어 이번에도 '진풍경'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