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민간여객기도 테러 위협 시 격추토록 법령 개정 추진"

연합뉴스 | 입력 01/11/2019 16:27:51 | 수정 01/11/2019 16:27:51
글자크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인쇄하기
이미지 사진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현지 언론 "러 국방부, 정부령 마련해 부처 간 조율중"

 

러시아 정부가 승객이 탄 민간여객기를 포함한 모든 항공기가 불법으로 러시아 국경을 침범해 전략시설에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을 경우 군이 위험 항공기를 요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부령 채택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때처럼 항공기를 납치해 대규모 테러 공격을 가하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가 해당 내용이 담긴 정부령을 마련했으며 현재 이 정부령이 부처 간 조율 과정을 거치고 있다.

 

정부령은 정체불명의 항공기가 러시아 국경에 50~100km 이내로 접근하는 경우 군당국은 곧바로 전투기를 대응 출격시켜 항공기를 식별하고 러시아 영공 침범 위험에 대해 경고한 뒤 문제 항공기를 영공 밖으로 몰아내거나 강제 착륙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공기가 지시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경고 사격을 하고 그럼에도 영공 침입을 계속할 경우 미사일이나 포 등으로 조준 공격을 가해 요격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준 공격은 영공 무단 침입 항공기가 의도적으로 추락해 환경적 재앙, 대량 인명 살상, 전략시설 파괴 등의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로 제한했다.

 

격추 명령은 러시아군 총참모부 산하 최고군사결정기구인 '국방관리센터'(National Defense Control Center)가 내리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국방부의 새 정부령 추진이 그동안 존재해온 러시아 내 관련 법령 간 충돌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채택된 러시아 대(對)테러법은 테러리스트에 납치된 모든 항공기를 러시아 영공 내에서 격추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반면 그에 앞서 1994년 공표된 '러시아 영공 보호 시 무기 및 군사장비 사용 절차에 관한 정부령'은 승객이 타고 있는 여객기는 국경을 침범하더라도 격추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983년 미국 뉴욕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KAL) 여객기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항로를 이탈해 소련 영공을 침범하면서 사할린 부근 상공에서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269명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사건 이후 민간여객기를 격추하지 못하도록 했었다.

 

하지만 9.11 테러 이후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 위협이 커지면서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러시아 내에서도 고조돼 왔다.

 

러시아 당국은 미국도 9.11 테러 이후 전략시설에 위협이 되는 모든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다른 많은 나라도 유사한 규정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사진 [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