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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이 흑인 경비원 사살.. "흑인 공포증이 부른 참사"

문지혜 기자 입력 11.13.2018 05:15 PM 조회 7,018
미국에서 백인 경찰관이 무고한 흑인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특히 이번엔 선술집에서 총격 용의자를 제압하고 있던 경비요원이 경찰 오인으로 인해 총에 맞은 것이어서 "흑인 공포증이 부른 참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오늘(13일) 시카고 지역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새벽 4시쯤 시카고 남부 교외도시 로빈스의 선술집 '매니스 블루 룸'(Manny's Blue Room)에서 26살의 경비요원 제멜 로버슨이 경찰관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로버슨은 술에 취한 무리가 언쟁을 벌여 업소 밖으로 내보내려다 한 명이 총기를 휘두르자 총을 꺼내 맞대응한 후 무리 중 한 명을 잡아 제압한 채 경찰 도착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하지만 총격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무장한 로버슨이 용의자를 제압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범인으로 오인해 연이어 방아쇠를 당겼다.

목격자 애덤 해리스는 "경찰이 로버슨을 조준하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경비요원'이라고 소리쳤지만 소용없었다"며, "흑인이 총을 든 모습만 보고 그를 죽였다"고 말했다.

당시 로버슨은 제복 차림이었고, 모자에는 ‘Security’라는 글씨가 크게 써있었다.

로버슨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사망 판정을 받았다.

검시소 측은 "로버슨의 몸 여러 곳에 총상이 있다"며 사망원인을 살인으로 규정했다.

해당 경찰청은 "당시 신고를 받고 2명의 경찰관이 출동했으며, 로버슨에게 총을 쏜 경관은 백인"이라고 확인했다.

측근들은 로버슨이 경찰관 지망생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2014년 시카고에서 발생한 흑인 소년 16발 총격 사살 사건도 백인 경관 제이슨 반다이크가 소형 칼을 들고 있는 흑인 소년 라쿠안 맥도널드(당시 17세)에게 '비합리적인 공포'를 가진 데서 비롯됐다며 "정확히는 흑인 남성 공포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치명적 총기 사고를 낸 경찰관은 처벌받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었지만, 지난달 반다이크가 2급 살인 혐의 등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더이상 두려움이 총격에 대한 타당한 변명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게 됐다"고 부연했다.

로버슨의 가족은 어제(12일) 시와 경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에 대해 행정휴직 처분을 내렸으며,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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