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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거리 핵전력조약 INF 폐기"

박현경 기자 입력 10.21.2018 08:40 AM 조회 2,20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 핵전력 조약 INF의 파기를 어제(20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소련의 냉전 말기 제동이 걸려 지금까지 억제돼온 군비경쟁이 다시 불붙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대두하고 있다.

11·6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원유세를 위해 네바다 주 엘코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모스크바(러시아 정부)가 합의를 위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구체적인 러시아의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INF와 관련해 "우리는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여러 해 동안 조약을 위반해왔다"면서 "미국은 러시아가 핵 합의를 위반하고 우리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무기를 만들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 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이 조약에 따라 양국은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천692기를 폐기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자 서로 "상대방이 INF를 위반했다"며 논쟁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INF 탈퇴를 결심한 또 하나의 배경은 러시아와 함께 언급한 중국이다.

중국은 INF 조인국이 아니어서 제약 없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반접근ㆍ지역거부'(A2AD) 전략의 일환으로 재래식 미사일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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