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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카슈끄지, 영사관서 몸싸움중 피살” 확인

주형석 기자 입력 10.20.2018 07:14 AM 조회 3,116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공식 인정했다.

사우디 아라비아 검찰은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과 파문을 일으킨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과 관련해서,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고 밝혔다.

사우디 검찰은 현재 18명의 사우디 아라비아인들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NYT와 로이터 통신 등이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우디 검찰은 초기 조사로 카쇼끄지 살해 사실을 확인하고 총 18명을 붙잡아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검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 안에서 카슈끄지가 용의자들과 만나 대화하다가 주먹다짐으로 이어졌고, 결국 용의자들이 카슈끄지를 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사우디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왕실 보좌관과 정보기관 고위 관료 등 측근 2명을 경질했다.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고문인 사우드 알-카흐타니와 정보기관 부국장인 아흐메드 알-아시리 장군을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카슈끄지는 WP 등 국내외 매체들에 사우디 정권과 왕실을 비판하는 글들을 기고해왔던 언론인으로 터키 여성과 결혼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으려고 지난 2일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행방불명됐다. 

이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개입한 암살설이 제기되면서 서방 등 각국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고 사우디의 대형 프로젝트에서 국가들이나 기업들이 속속 이탈했다. 

특히, 터키 경찰이 조사한 결과 카슈끄지가 끔찍하게 살해됐으며, 사우디 정부 고위 인사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측근 등이 살해팀에 포함됐다는 내용 등이 외신들을 통해 보도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터키 경찰은 카슈끄지가 고문을 받고 잔혹하게 살해됐다며 당시의 정황이 담긴 녹음된 녹취 파일이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번 발표는 카슈끄지 실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던 사우디 정부의 기존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쉽게 파문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 암살 배후설에 “근거없는 주장”이라며 부인해왔다. 

그동안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던 미 공화당의 강경파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발표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표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서도 사우디 정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검찰 발표 몇시간 전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정부에 대한 제재를 고려할 수 있다며 연방의회와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혀 미국 주도의 제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럴 수 있다면서 다만 결론을 내려버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하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알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해서 어떤 결론이 내려지건 연방의회를 참여시키겠다고 언급해 독단적 결정을 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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