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태국 동굴소년들 기자회견 "엄마한테 혼날까 겁났다"

박현경 기자 입력 07.18.2018 05:40 AM 조회 2,872
태국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최장 17일간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생환한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오늘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동굴에서 구조된 뒤 병원 치료를 받아온 이들은 오늘 붉은색 멧돼지가 인쇄된 팀 유니폼을 입고 치앙라이 주 정부가 마련한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자신들을 구조한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과 치료를 담당한 의사 등과 함께 회견장에 나온 이들은 축구공을 차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건강을 증명했고, 밝은 얼굴로 각자 이름과 나이를 소개하고 동굴 고립 당시 상황 등을 풀어놓았다.

한 소년은 "동굴에 갇혔을 때 우선 집에 가서 엄마에게 꾸중을 들을까 봐 겁났다"고 말했다.

실종 상태였던 이들을 발견한 영국 잠수전문가와 영어로 대화해 주목을 받았던 아둔 삼온은 "영국에서 온 사람이 우리를 구하러 왔다니 믿을 수가 없었고 놀랐다"고 구조대와 첫 만남의 감회를 전했다.

동굴에서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내 영웅이 된 엑까뽄 찬따웡 코치는 "동굴 안에 들어갔을 때 음식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고 다른 소년은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만 마셨다"고 고립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엑까뽄 코치는 "알려진 것과 달라 아이들은 수영을 할 줄 안다. 다른 아이들보다는 잘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소년들을 치료해온 의사는 "치료기간 아이들의 몸무게가 3㎏가량 늘었고 혈액검사 결과도 좋다"며 "아이들이 동굴에 있을 때부터 강인한 정신력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동안 병원에서 심신을 치료해온 소년들은 곧바로 퇴원해 일상생활로 돌아가며, 이후 인터뷰는 하지 않기로 했다.

치앙라이 주 정부는 과도한 대중의 관심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향후 아이들은 물론 가족들도 일절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생환자와 가족의 생활을 방해하는 경우 아동보호법에 따라 기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