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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프 이용자 '악평' 후기 삭제 요구 못 해"

박현경 기자 입력 07.04.2018 05:54 AM 조회 6,176
소비자의 이용 후기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해당 웹사이트에 이를 삭제하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어제(3일) 자신의 변호사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후기를 리뷰 사이트인 '옐프'에 올렸다가 해당 변호사로부터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에바 버드 사건'에 대해 "옐프는 정보제공업체로서 다양한 정보와 내용을 알려야 한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이는 옐프 웹사이트의 악평 이용 후기를 삭제하라는 하급법원인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사용자 게시물에 대한 법적 책임으로부터 인터넷 플랫폼을 광범위하게 보호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옐프는 이번 소송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이용 후기를 삭제토록 했던 하급심 판결 당시 고객과 함께 게시물 삭제 명령 이행의 한 당사자가 됐다.

1심 재판에서 옐프 측은 이용자 후기 삭제 명령은 통신품위유지법 230조의 '인터넷 기업은 제3자가 올린 글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당시 법원은 "이 사건에서 옐프는 법적 당사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옐프가 직접적 사건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른 기준을 적용한 것은 통신품위유지법 230조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은 "옐프 게시물에 대한 삭제 명령은 온라인 플랫폼의 생존 능력을 방해하고 훼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판결은 대법관 7명 가운데 4명이 찬성했지만 3명이 반대해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옐프는 이번 판결 직후 블로그에 "이번 판결은 온라인 플랫폼상의 제3자 게시물을 제거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을

합법적으로 재확인한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해당 변호사 측은 판결에 불복해 연방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옐프는 여러 도시의 식당, 마트, 병원, 서비스 센터 등 다양한 업종과 업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미 대표적인 지역 기반 소셜 네트워크다.

미국에서는 낯선 지역에 가면 옐프의 평점과 리뷰를 참고해 식당을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웹사이트다.

하지만 옐프가 인기를 끌면서 부정적 후기를 놓고 해당 업체와 갈등을 빚는 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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