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해' 이유영 "스릴러퀸?…밝은 배우로 기억해주셨으면"

연합뉴스 | 입력 04/16/2018 09:38:05 | 수정 04/16/2018 09:38:05
글자크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인쇄하기

이유영

[오아시스 이엔티 제공]

 

 

"영화를 보는 내내 화가 나고, 눈물이 났습니다."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배우 이유영(29)은 얼마 전 시사회에서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나를 기억해'(4월 19일 개봉)를 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유영은 이 작품에서 결혼을 앞둔 평범한 교사 서린 역을 맡았다. 어느 날 책상 위에 놓인 커피를 마신 뒤 정신을 잃고, 다음날 '마스터'라는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사진 한 장을 받는다. 셔츠가 풀어진 채 앉아있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사진으로 자신을 조종하려는 마스터의 계속된 협박에 괴로워하던 서린은 과거 인연이 있던 전직 형사 국철(김희원)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이 영화는 청소년 성범죄와 몰래카메라, 음란 동영상 유포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담는다. 청소년 범죄라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범행 수준은 경악을 넘어 충격과 공포마저 자아낸다.

 


 

이유영

[오아시스 이엔티 제공]

 

 

이유영은 "사회문제를 많이 담고 있는 의미 있는 영화에 참여해서 뿌듯하다"면서 "최근 '미투' 운동 국면에 이 영화가 개봉하는 것도 운명인 것 같다. 많은 분이 이 작품을 보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 중 서린은 14년 전 고등학교 시절 겪은 범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채팅으로 만난 남학생이 건넨 음료수를 먹은 뒤 정신을 잃고 윤간을 당한다. 그 뒤 가슴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자신의 제자가 비슷한 일을 당하자 더는 도망치지 않고 마스터의 실체를 밝히려고 한다. 불안에 떨면서도 힘들게 용기를 내는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렸다.

 

이유영은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면서도 "극 중 서린처럼 안 좋은 일을 두 번씩이나 겪으면 공포감이 매우 클 것 같은데, 그런 정서가 어떤 것인지 감히 상상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유영은 이 작품을 위해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쓴 글과 뉴스 기사를 사전에 많이 찾아봤다"면서 "다양한 연령대가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떠올렸다.

 

 

 

이유영

[오아시스 이엔티 제공]

 

 

그는 "성폭력을 당한 여성도 안타까웠지만, 가해자를 만든 또 다른 가해자는 누구일까 등을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유영은 극 중 약혼자와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 촬영 때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서린의 약혼자는 제자를 걱정하는 서린에게 "계집애가 얼마나 생각이 없었으면 그런 동영상에 찍히느냐"고 타박한다.

 

이유영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으면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힘들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유영은 영화 '봄'으로 밀라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과 2015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신인 여자배우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영화 '간신' '그놈이다'(2015),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2016)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에는 OCN 드라마 '터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주로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스릴러 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유영

[오아시스 이엔티 제공]

 

 

"영화 '간신' 이후 센 캐릭터만 들어와서 처음에는 조급함이 들었죠. 그러나 배우생활을 평생 하면서 얼마든지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급함이 사라졌어요. 저는 일상적인 멜로 연기도 자신이 있어요. 또 실제 제 모습은 밝은데, 밝고 따뜻한 이유영으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호호."

 

이유영은 최근 한창인 '미투' 운동에 대해 " "이런 시기가 한번은 왔어야 했다"면서 "'미투'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쪽으로 시스템이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