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유럽, 맹독성 돼지전염병 비상.. 국경 1,000km 장벽 설치

주형석 기자 입력 03.24.2018 08:16 AM 조회 8,288
감염되면 사실상 100% 죽는 것으로 나타난 이른바 ‘맹독성 돼지 전염병’으로 전유럽이 패닉에 빠졌다.

유럽전문매체 유랙티브와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최근 동유럽에서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 유입을 막기위해 리투아니아,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등과 국경을 이루는 동부지역 1,200km에 걸쳐 장벽을 세우기로 했다.

지상 2m 높이로 세워질 이 철제 장벽은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을 옮길 가능성 있는 야생 멧돼지들의 출몰을 막기 위한 것이다.

올해(2018년) 말 시작해 2020년 완공될 이 울타리는 돼지가 땅굴을 팔 것에 대비해 지하 깊숙이까지 설치될 예정이다.

덴마크도 독일과 접경한 남부지역 국경을 따라 70km 길이 철제 울타리를 설치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멧돼지 장벽’ 설치 국가가 유럽에서 늘어나고 있다.

독일은 지난달(2월) 멧돼지 수렵 기간을 해제해 연중무휴 사냥을 허용했다.

독일농민연맹은 멧돼지 수의 70% 이상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고, 프랑스 등 다른 국가들도 축산농민들로부터 멧돼지 수렵 제한을 풀 것을 요구받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콜레라’로도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은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돼지 전염병이다.

연진드기를 매개체로 감염된 야생 멧돼지를 거쳐서 그 분비물이나 피, 고기 등에 접촉한 집돼지로도 감염이 이뤄진다.

바이러스에 접촉한 자동차, 옷, 신발 등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 

맹독성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 바이러스 종류에 감염되면 고열, 림프샘과 내장 출혈 등으로 1~2주 안에 사실상 100% 죽게된다.

사망까지 2~6주 걸린다.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은 사람에게는 해롭지 않지만, 돼지의 경우 예방 백신도 없고 급성의 경우 치료제도 사실상 소용없어 축산농가들로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의 두려운 존재일 수 밖에 없다.

폴란드 등이 ‘멧돼지 장벽’을 국경에 설치하는 것은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이 발생할 경우 돼지 떼죽음도 우려되지만 비(非) 유럽연합(EU)국가로의 수출이 일시 중단되는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재가 되기 때문이다.

감염된 지역에서 나온 돼지고기와 육가공제품은 EU 회원국에도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2014년 1월 EU 회원국인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서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이 발생하자 러시아는 그해 2월부터 유럽 전역의 돼지고기와 돈육가공품 수입을 중단했다.

물론 러시아의 조치는 서방의 제재에 대한 보복성 대응 성격도 있었다.

러시아 수출길이 막히자 EU의 주요 축산국가들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돼지고기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폴란드와 덴마크 등의 ‘멧돼지 국경장벽’에 대해 실제로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한 반응이 회의적이다.

멧돼지는 매우 힘이 세고 영리해서 설사 장애물이 있어도 우회하고 돌파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이미 벨라루스가 유사한 대책을 시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이미 폴란드에서도 2014년 이후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에 감염된 사례가 가축 돼지 108마리, 멧돼지 1,415마리가 각각 있었다고 지적한다.

국제동물질병사무국(OIE)은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 감염이 없는 나라의 경우 예방과 통제 방안으로 돼지나 돈육가공품 수입 시 유의하고, 감염 국가에서 오는 항공기나 선박의 음식쓰레기 처리 등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한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