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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 로스 알라미토스, '이민자 보호도시'서 빠지겠다

박현경 기자 입력 03.20.2018 09:38 AM 조회 6,587
캘리포니아 주는 이민자를 보호하는 대표적인 피난처 주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내 많은 도시들도 ‘이민자 보호도시’를 자처하고 나섰죠.

그런데 이번에 오렌지카운티 한 도시가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이탈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관련 소식, 박현경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기자,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1. 어느 도시가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빠지겠다고 한 것입니까?

네, 바로 로스 알라미토스인데요.

로스 알라미토스는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사이프레스 지역의 남서쪽에 붙어있는 도시입니다.

주민 만 2천여 명이 거주하는 오렌지카운티에서 두 번째로 작은 도시인데요.

로스 알라미토스 시의회가 어젯밤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빠지겠다는 조례안을 표결에 부쳐 4대 1로 통과시켰습니다.

조례안을 발의한 워렌 쿠수모토 시의원을 비롯해 시장이자 시의원인 트로이 에드가, 셸리 허셀브링크 그리고 리차드 머피 시의원이 찬성표를 던졌구요.

유일하게 마크 처코 시의원만이 반대했습니다.

이로써 어제 표결에서 4대 1로 통과됐는데, 조례안이 완전히 승인된 것은 아니구요.

법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한 차례 더 표결에서 통과돼야 하는데요.

두 번째 표결은 다음달 16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런데 어제 첫 번째 표결에서 4명이나 찬성하고 반대는 1명에 그친 만큼 두 번째 표결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빠지겠다..굉장히 이레적인데요. 조례안에는 정확히 어떤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까?

네, 잘 아시다시피, 현재 캘리포니아 주는 ‘피난처 주’입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를 비롯해 주 내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많은 도시들이 ‘이민자 보호도시’인데요.

이 피난처 주 그리고 이민자 보호도시들은 불법체류자들을 단순히 체류신분 때문에 처벌하지 않구요.

또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ICE 등 연방 정부가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는데 있어서 협조하지 않습니다.

이 것은 정확히 ‘California Values Act’라는 법에 따른 것인데요.

로스 알라미토스 시의회가 어제 통과시킨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이 ‘California Values Act’를 더이상 지키지 않겠다.. 다시 말해, 앞으로 연방 이민당국의 불체자 단속에 협조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입니다.



3. 조례안에는 이 밖에 다른 내용도 있죠? 어떤 내용입니까?

네, 연방 법무부가 최근 캘리포니아 주를 상대로 이같은 피난처 관련 법 시행을 문제삼으며 이달 초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습니까?

법무부가 캘리포니아 주 법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한 부분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먼저 경찰이 검문할 때 상대에게 합법적 신분인지 묻지 못하게 하는 법이 있구요.

두 번째는 이민 단속 요원이 캘리포니아 비즈니스에 들어가거나 근로자들의 체류 신분 정보를 보려면, 반드시 영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 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아닌 이상, 용의자에 관한 정보를 연방 당국에 제공하지 못하게 금지하는 법도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이민당국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Calfornia Values Act’도 이 중 하나에 해당하구요.

그런데 로스 알라미토스 시의회가 어제 통과시킨 조례안에는 연방 법무부가 캘리포니아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에 뜻을 같이 한다는 법적 의견서를 시 검찰에 작성할 것을 지시한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캘리포니아 주 안에 위치해 있지만, 캘리포니아 주와는 입장이 다르다.. 우리는 연방정부 너네 편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로스 알라미토스의 이같은 행보.. 그러니까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발을 빼겠다는 것은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처음입니다.



4. 로스 알라미토스가 이렇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독자적으로 행동에 나선 이유가 있습니까?

네, 아무래도 최근 캘리포니아 주와 연방정부가 서로 이민단속을 놓고 빚어지는 갈등이 심화된데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이 조례안을 발의안 쿠수모토 시의원은 이게 이민 문제와 상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민 이슈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미 헌법을 지키는 도시가 되려는 것일 뿐이라고 쿠수모토 시의원은 말했습니다.

특히 쿠수모토 시의원은 캘리포니아 주가 각 로컬정부에 연방 헌법을 위배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니까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미 헌법에 불화를 조장하고 있는데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트로이 에드가 시장도 로스 알라미토스 시장으로서, 우리는 더이상 이민자 보호도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5. 반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마크 처코 시의원은 어떤 입장을 피력했습니까?

네, 그렇게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발을 빼 좋을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례안이 통과돼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처코 시의원은 전망했습니다.

소송으로 이어지면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빠질 수 있을지는 결국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6. 일단 조례안이 잠정적으로 통과되기는 했습니다만, 어제 통과되기까지 굉장한 찬반 논쟁이 이어졌죠?

네, 그렇습니다.

표결이 있기 전까지 두 시간 이상에 달하는 그야말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로스 알라미토스 주민들 뿐만 아니라 인근 롱비치 등 다른 도시 주민들도 대거 몰려들었는데요.

표결이 이뤄진 로스 알라미토스 시청 안과 밖에서 150명 이상에 달하는 주민들이 찬반 입장을 각각 강력히 피력했습니다.

우선 조례안을 지지한 주민들은 ‘USA’를 외쳐댔고, 반대한 주민들은 ‘우리는 단결한다, 절대 분열되선 안된다’고 소리쳤습니다.

찬성 쪽 주민 가운데 한 명은 쿠수모토 의원을 향해 ‘위대한 애국자’라며 칭송했고 또다른 주민은 ‘America first’라고 외쳤습니다.

또 표결에 앞서 한 여성은 시의원들을 ‘개척자’라며 조례안 통과를 촉구했구요.

반면 어린 아이 두 명도 직접 나와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미 시민자유연맹 ACLU 소속 회원들은 조례안이 커뮤니티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로스 알라미토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UC어바인 1학년에 재학하는 한 학생은 조례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시의원을 잊지 않고 기억해뒀다가 다음 투표때 절대 표를 찍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뜨거운 찬반논쟁 끝에 일단 조례안이 1차 통과했고, 또 두 번째 표결에서도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이렇게 로스 알라미토스 처럼 이민자 보호도시에서 이탈하겠다는 도시들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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