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 비판두렵나…베이징 대학가 '외국인 출입제한'

연합뉴스 | 입력 03/13/2018 10:20:32 | 수정 03/13/2018 10: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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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인대,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 개헌안 표결


양회 기간 '외국인 출입제한령' 내려져…온라인 통제도 한층 강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개헌이 이뤄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 베이징 대학가에는 '외국인 출입제한' 조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중국 최대의 정치적 행사인 양회(兩會·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베이징 시내에는 철통 같은 보안 경계가 펼쳐진다. 주요 감시대상은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수도 베이징을 찾는 '상팡런(上訪人)'이나 반체제 인사 등이다.

 

그런데 올해에는 여기에 감시대상이 하나 추가됐다. 바로 베이징 대학가의 외국인 유학생 수천 명이 그 대상이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등 중국의 명문 대학이 몰려있는 대학가인 우다오커우(五道口) 지역 식당과 술집에는 외국인 10명 이상이 한꺼번에 출입하는 걸 제한하라는 공안당국의 지시가 내려졌다.

 

우다오커우의 한 피자집에는 '3월 22일까지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에는 당국의 지침에 따라 외국인 손님은 최대 10명까지만 받을 수 있다'며 손님들의 양해를 구하는 통지문이 붙어 있었다.

 

이 식당 종업원은 "지난주 공안이 직접 찾아와 지시한 후 정기적으로 찾아와 살펴보고 있다"며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즉시 식당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고 전했다.

 

우다오커우의 다른 커피숍 입구에도 외국인 손님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적은 통지문이 붙어 있었다.

 

이 커피숍 매니저는 "전인대가 시작된 지난 5일 공안이 이 같은 통지를 전했으나,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외국인 출입제한은 올해 전인대에서 '국가주석 임기제한 폐지' 등 극히 민감한 내용을 담은 개헌안이 처리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한 이번 개헌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외국인 유학생들이 행여나 중국 대학생들에게 '오염된 사상'을 전파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온라인에서 개헌과 관련된 검색어를 모두 차단하는 등 사상 통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온라인에서는 시 주석을 희화화하는 소재로 사용된 '곰돌이 푸'(維尼熊)는 물론 황제, 만세, 독재, 전제(專制) 등 용어와 위안스카이(袁世凱·원세개) 등이 검색 금지어에 올랐다.

 

청말 군벌 위안스카이는 신해혁명으로 탄생한 중화민국 정권을 장악했다가 1915년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른 뒤 중국 전역의 극심한 반발로 이듬해 황제제도를 취소하고 얼마후 사망한 인물이다.

 

심지어 전인대의 개헌안 통과를 전후로 온라인에서 해외 이민을 검색하는 네티즌이 급증하면서 중국 당국은 '이민'이라는 용어마저 검색 금지어로 지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곰돌이 푸' 검색차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