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짝찾기 실험 '구자철은 글쎄…이근호는 OK'

연합뉴스 | 입력 11/14/2017 09:11:50 | 수정 11/14/2017 09: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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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의 빠른 스피드·패스 능력 '손흥민과 조화'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택한 '손홍민 시프트' 전술의 핵심인 투톱 스트라이커 최적 조합은 결국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아닌 이근호(강원)였다.

 

신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울산문구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후반 13분 아뎀 랴이치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7분 구자철의 페널티킥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11월 두 차례 매치에서 1승 1무의 좋은 성적표를 따내고 12월 동아시안컵을 준비하게 됐다.

 

이번 2연전에서 신 감독은 두 경기 모두 4-4-2 전술을 가동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가동할 최적의 전술을 찾는 데 애를 썼다.

 

전술 변화의 핵심은 역시 그동안 왼쪽 측면으로 나섰던 손흥민(토트넘)의 투톱 스트라이커 변신이었다. 일명 '손흥민 시프트'였다.

 

신 감독은 지난 10일 콜롬비아 평가전에서는 손흥민의 파트너로 이근호를 선택했고, 톡톡히 재미를 보면서 2-1 승리를 따냈다.

 

이날 세르비아를 상대로 신 감독은 손흥민의 짝으로 구자철을 낙점하고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은 미드필더들의 평균 신장이 190㎝에 육박하는 세르비아의 튼튼한 벽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공격 과정에 애를 먹었다.

 

4-4-2 전술에서 투톱 스트라이커의 한 명은 다른 스트라이커가 공간을 찾아 들어갈 수 있게 상대 수비수를 끌고 다니거나 빠른 침투 패스로 슈팅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구자철은 결과적으로 손흥민이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도와주지는 못했다.

 

콜롬비아전에서 이근호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측면으로 쇄도하며 수비진을 흔들었고, 그 결과 손흥민은 비교적 자유롭게 최전방에서 슈팅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신 감독은 손흥민-구자철 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소득이 없었다.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는 구자철은 볼을 끌면서 공격 템포를 늦추는 상황이 잦았고, 그러는 동안 수비수들이 자리를 선점하면서 손흥민은 전방에서 움직일 공간이 없이 고립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손흥민은 전반전 동안 후방까지 내려와 볼을 받아 직접 돌파하는 장면을 종종 보였다.

 

 


 

 

 

스피드를 앞세워 수비수의 뒷공간으로 파고들어 가는 손흥민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경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시절에는 '점유율 축구'를 선호해 볼 키핑 능력이 좋은 구자철이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 구상에 맞는 퍼즐이었지만 스피드와 템포를 앞세운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신태용 체재'에서는 구자철의 스타일이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신 감독은 후반 24분 구자철 대신 이근호를 투톱 파트너로 교체했다.

 

이근호는 콜롬비아전 때처럼 중앙과 측면으로 자주 움직이면서 손흥민을 향해 볼을 이어주며 경기는 다시 한국 분위기로 넘어왔다.

 

후반 막판에도 이근호가 상대의 볼을 끊어 재빠르게 최전방의 손흥민에게 패스해주는 장면은 비록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손흥민 활용법'의 교과서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