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증낼까 아니면 몰입할까?…게이머 행동 예측한다

연합뉴스 | 입력 10/11/2017 09: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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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예측 평가 셋' 개발…범죄 예방에도 활용

 

 

 

온라인에서 롤플레잉게임(RPG)을 즐겨 하는 박제득(38)씨는 상위 레벨로 올라가려 할 때마다 흥미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경험치를 많이 쌓아 좋은 아이템도 얻었지만,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번번이 실패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게임 유저들이 지루해하거나 싫증을 내는 포인트를 파악해 게임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엔씨소프트, 세종대와 함께 온라인게임에 인공지능(AI)의 딥러닝 기술을 접목, 게이머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예측 능력 평가 셋(set)'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평가 셋은 게임 유저들의 행동패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게임의 재미를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낸 뒤 적절한 시점에 재화(아이템 등)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가령 특정 레벨이 난도가 너무 높아 게임의 '성취' 요소를 방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필요한 힌트를 줌으로써 이탈을 막을 수 있다.

 

게임 사업자들에게는 게이머들의 집단 서비스 이탈이 중요한 정보이지만, 유저들이 어떤 플레이에 지루함을 느끼는지, 또 어떤 유저들이 특정한 시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파악하기 어려웠다.

 

엔씨소프트는 평가 셋 구축을 위해 대규모 다중접속(MMO) RPG인 '블레이드 앤 소울'의 로그 데이터(접속과 게임 내 행동 기록)를 공개했다.

 

세종대도 평가 데이터 활용방법을 개발하고 성능평가를 할 수 있는 테스트 서버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8월 말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주관으로 미국 뉴욕서 열린 'CIG 2017' 학술대회에서 ETRI·엔씨소프트·세종대가 주최해 '게임 인공지능 국제기술경연대회'(GDMC)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GDMC는 가상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수백만명의 게이머들의 행동 데이터를 딥러닝을 통해 학습, 이를 통해 분석한 행동패턴을 기반으로 게임 서비스 운영의 성패를 예측하는 성능을 경쟁하는 대회이다.

 

게임 분석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ETRI는 설명했다.

 

가상 세계뿐 아니라 현실에 적용해 범죄 행동을 예측하거나 군중심리를 분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성일 ETRI 프로젝트 리더는 "게임은 인간의 적나라한 본성이 나타나는 장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기에 매력적인 도메인으로 여겨진다"며 "이를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CCTV나 휴대전화 위치정보 분석 등을 통해 인간의 행동에 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