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벨기에 가톨릭 자선단체에 "안락사 처치 중단하라"

연합뉴스 | 입력 08/11/2017 10: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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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 정신병원에서 안락사 시행하는 벨기에 단체 놓고 논란

프란치스코 교황이 벨기에의 가톨릭 자선단체에 정신 질환자에 대한 안락사 제공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10일 AP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벨기에 가톨릭 자선단체 '자선 형제회'에 이달 말까지 이 단체가 운영하는 정신병원에서 안락사 처치를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이 단체가 만약 교황의 명령을 거부하면 교황청 산하 단체에서 제명 조치된다.

 

 

 

 

평신도들로 구성된 이 단체의 이사회는 지난 5월 자신들이 벨기에에서 운영하는 15곳의 정신병원에서 의사들이 환자들에 대해 직접 안락사 처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단체는 종전까지는 환자들이 안락사를 요구하면 다른 병원으로 연결해주는 데 그쳤다.

 

단체는 당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에 대한 합리적인 치료 수단이 없을 경우에 한해 안락사가 시행될 것이며, 안락사 결정은 최대한 신중하게 내려질 것"이라며 "우리는 안락사를 시행할지 말지를 결정할 의사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에 대해 로마에 있는 이 단체의 운영 본부는 "안락사는 가톨릭 기본 가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가톨릭 단체가 사상 최초로 안락사를 의사의 시술의 자유에 달려 있는 정상적인 의료 관행으로 인정한 것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운영 본부 측은 이어 교황에게 문제의 결정에 개입해달라고 요청했고, 교황청은 이에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자선 형제회는 아직 교황의 명령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마티아스 데 브리엔트 '자선 형제회' 대변인은 "향후 몇 주 동안 교황청의 요구 사항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에 이어 2002년 안락사를 합법화한 벨기에에서는 현재 연간 약 4천 명이 암과 유전질환 등 불치병으로 안락사를 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3%는 정신질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락사를 선택하는 정신질환자의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약 3배 증가하는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벨기에 내에서는 정신 질환자에 대해서까지 안락사를 허용하자 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치명적인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육체적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과 동일한 자율권을 부여받아야 한다고 옹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