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편집 새끼 돼지생산으로 장기 인간이식 진전"

연합뉴스 | 입력 08/11/2017 10:37:41 | 수정 08/11/2017 10: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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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했을 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제거한 유전자편집 새끼 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심장, 간 등 돼지의 장기들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데 진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이를 계기로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장기 이식 대기자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AFP통신·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하버드대 유전학자 조지 처치 교수와 루한 양 교수는 덴마크와 중국 연구팀과 공동으로 유전자 편집 배아세포를 화학혼합제에 넣어 배아세포 성장을 돕고 변형 과정에 내재돼 있는 파괴적인 결과를 이겨낼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표본 복제기술을 사용해 편집된 디옥시리보핵산(DNA)을 난자에 삽입했다.

양 교수는 "이번 연구 전까지는 유전자 편집 과정을 거쳐 탄생한 돼지가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과학적 불확실성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팀이 '돼지 내인성(內因成) 레트로바이러스'(PERVs)로부터 자유로운 37마리의 새끼돼지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레트로바이러스 전문가로 세계적 권위의 보건연구소이자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같은 역할을 하는 독일 로베르트 코흐 연구소(RKI)의 바이러스학자 요하힘 데너는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큰 연구 성과"라고 말했다.

 

PERVs가 새끼돼지의 장기를 이식받은 인간을 바이러스에 감염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세포가 배양 접시 속에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미 돼지의 심장 판막과 췌장을 이식받을 수 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인간의 장기 크기 수준으로 성장하는 돼지의 모든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런 이종 장기이식은 갈 길이 멀다.

 

인간 면역시스템 반응을 촉발하지 않도록 하거나 혈액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독성 반응을 막도록 돼지 유전자를 편집하는 게 과학자들에게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미국의 장기이식 문제를 전담하는 비영리단체(NPO) '장기공유네트워크'(UNOS)의 의료책임자 데이비드 클라센 박사는 "돼지의 장기들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라고 한다면 이는 장기이식의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게임체인저'"라고 말했다.

 

클라센 박사는 "지난해 미국에서는 모두 3만3천600명이 장기 이식을 받았지만 여전히 11만6천800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장기의 수요와 공급 사이에 현격한 불균형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현재 11만7천명의 장기이식 대기 환자들이 있다. 매일 22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목숨을 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