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8번의 윔블던 우승, 앞서 걸어간 전설들 덕"

연합뉴스 | 입력 07/17/2017 08: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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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서 칠리치 꺾고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우승 신기록

 



 

 

살아있는 '테니스 전설' 로저 페더러(36·스위스)에게 윔블던 테니스대회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로 남았다.

 

단지 남자단식 부문 최다우승 신기록을 세워서가 아니다.

그가 우상을 꺾고 테니스 선수로 성공을 예감했던 첫 번째 대회라서다.

 

페더러는 1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29·크로아티아)를 3-0(6-3 6-1 6-4)으로 제압했다.

 

윔블던에서만 8번째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피트 샘프러스(미국), 윌리엄 렌셔(영국)가 보유했던 윔블던 남자단식 최다 우승(7회)을 돌파했다.

프로 선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남자단식 최고령 우승, 2012년 이후 5년 만의 우승 모두 한 번에 달성한 페더러다.

 

페더러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6년 전인 2001년 윔블던 남자단식 16강전을 떠올렸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한 페더러는 2001년 밀라노 오픈에서 통산 첫 번째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상승세를 탄 약관의 페더러는 그해 프랑스오픈에서 데뷔 첫 메이저 대회 8강을 이뤘고, 윔블던에서는 '우상' 샘프러스와 풀세트 접전을 펼쳐 3-2로 승리했다.

 

당시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경기는 샘프러스에서 페더러로 '테니스 왕좌'가 넘어가는 대관식이 됐다. 페더러는 8강에서 탈락했고, 2003년에야 첫 윔블던 남자단식을 제패했다.

 

페더러는 "(2001년 윔블던 16강에서는) 언젠가 윔블던 결승에서 우승할 수 있기만을 바랐다. 사실 8번이나 윔블던에서 우승하겠다는 건 목표로 삼을 만한 게 아니다"라면서 "엄청난 재능의 부모와 코치가 3살 때부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모를까 말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난 그런 아이는 아니었다. 평범하게 (스위스) 바젤에서 자란 아이였다. 그저 테니스 투어 대회에서 경력을 쌓길 바랐을 뿐이다. 난 꿈꿨고, 믿었고, 바랐다.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숱한 업적을 세운 만 35세 11개월의 '노장' 페더러에게 윔블던은 더 특별하다.

 

그는 "윔블던은 언제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회로 남을 것이다. 나의 영웅들이 땅과 코트를 거닐었던 곳이라서다. 앞서 길을 걸어간 그들 덕분에 내가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윔블던에 전념하기 위해 클레이 코트 시즌을 포기했던 페더러는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는 참가할 예정이다.

 

그는 "난 여전히 큰 무대를 사랑한다"며 "대회에 덜 나가니 시간이 많이 생겼다. 요즘에는 마치 파트타임 선수처럼 느껴지지만, 매우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