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영화의 거장' 조지 로메로 감독 별세

연합뉴스 | 입력 07/17/2017 08: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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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영화의 거장' 조지 로메로 감독이 16일(현지시간) 폐암으로 별세했다고 AP·AF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이 보도했다. 향년 77세.

 

유족과 매니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로메로 감독이 폐암으로 투병 중이었으며 평소 좋아하던 영화 '조용한 사나이'(The Quiet Man)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을 들으며 아내와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뉴욕 출신인 그는 성장기에 공포물 팬이었으며 1960년 카네기멜런대를 졸업한 뒤 '미스터 로저스' 등의 영화 제작에 참여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단편영화와 광고 촬영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그는 친구들과 '이미지 텐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1968년 자신이 공동 각본을 맡은 장편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을 처음 연출했다.

11만4천달러를 투입해 만든 이 저예산 영화는 애초 평론가들의 외면을 받았으나 입소문을 타며 흥행에 성공, 전세계적으로 3천만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또 좀비 영화의 효시이자 '컬트 클래식'의 반열에 올라서며 후대 감독들은 다양한 리메이크와 오마주 작품을 내놓았다.

 

좀비는 느리게 움직이며 인육을 탐하고, 총으로 머리를 쏘아서만 죽일 수 있으며 좀비에게 물린 인간도 좀비가 된다는 규칙도 이 영화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로메로 감독은 이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2-시체들의 새벽'(Dawn of the Dead·1978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3-시체들의 날'(Day of the Dead·1985년) 등 소위 '시체 시리즈' 영화를 잇달아 내놓으며 공포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랜드 오브 데드'(2005년), '다이어리 오브 데드'(2007년), '서바이벌 오브 더 데드'(2009년) 등을 연출하며 꾸준히 활동했다.

 

 



 

 

로메로 감독의 영화 속 좀비는 단순히 인육을 먹는 공포의 존재를 넘어 체제 순응, 인종차별, 군국주의, 사회계층 차이 등 사회적 문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매개라는 것이 평론가들의 분석이다.

 

로메로 감독은 2008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좀비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며 이같은 해석에 수긍했다.

 

그는 "좀비는 산사태나 허리케인 같은 저 바깥의 재난일 수도 있다. 이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때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메로 감독의 별세 소식에 공포영화 팬들과 영화 관계자들은 앞다퉈 애도를 표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은 "당신 같은 사람은 또 없을 것"이라며 애도했으며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상실이 엄청나다"며 거장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