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냄새보다 더 싫다는 '입 냄새'…왜 생길까?

연합뉴스 | 입력 03/20/2017 14: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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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가 충치·설태 등 구강 문제…올바른 칫솔질·정기검진 중요

#1. 남자친구가 나만 바라봐주고 성격도 좋아요. 그런데 입 냄새가 너무 심해요. 남자친구가 "자기, 오늘 뽀뽀 한번 할까?"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정말 입을 꿰매버리고 싶을 정도예요. 진짜 미안해서 직접 말은 못하겠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2. 회사 신입사원의 입 냄새 때문에 곤혹스러워요. 치과에 한 번 가보라고 했더니 충치 치료도 다 했다고 해요. 공교롭게도 출퇴근 때 같은 버스를 타는데 전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요. 전 담배 냄새를 너무 싫어하고 증오할 정도인데 '저 사람 입 냄새보다 담배 냄새가 좋네'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위 사례는 국내 주요 검색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실제 고민상담으로, 구강건강과 직결되는 입 냄새가 대인관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계치과의사연맹이 정한 '세계 구강보건의 날'(3월 20일)을 맞아 입 냄새를 막기 위한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알아본다.

 

치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입 냄새는 입에 있는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생기는 휘발성 황화합물이 원인이다. 입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구취증'으로 불리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원이 조사한 2015년 기준 구취증 진료 인원을 보면 전체 5천851명 중 여성이 3천31명(51.8%), 남성이 2천820명(48.2%)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입 냄새 원인의 약 85%를 잇몸질환(치주염)·충치·설태(혀 표면이 하얗게 혹은 검게 변하거나 털이 난 것처럼 보이는 증상) 등 구강 내 문제로 본다. 특히 치아 교정장치·틀니와 같은 치과 보철물에 음식물 찌꺼기가 쌓이면 입 냄새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또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당뇨병·신장 질환·간 경화·백혈병 등 다른 질환을 앓고 있어도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다이어트로 끼니를 자주 거르거나 금식을 하는 사람도 입 냄새 발생에 더 주의해야 한다.

 

이런 입 냄새를 확인하려면 3분 동안 입을 다문 뒤 '후'하고 불면 본인의 입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알 수 있다.

 

치과에서는 입 냄새의 원인 물질인 휘발성 황화합물을 '할리미터'(Halimeter), '가스 크로마토그래피'(Gas Chromatography)와 같은 검사장비로 측정하거나, 타액 분비율·혈액 검사 등으로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입 냄새는 올바른 칫솔질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칫솔질은 정확하게 입안 구석구석을 하도록 하고, 혀를 닦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방법도 올바른 치아 관리 요령이다.

 

다만 잇몸질환·충치·오래된 보철물로 인한 입 냄새는 칫솔질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므로 전문적인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강경리 치주과 교수는 "규칙적으로 아침 식사를 하면 혀 표면의 설태가 어느 정도 제거되고 침 분비가 촉진돼 입 냄새 방지에 도움이 된다"며 "육류보다 야채·채소·과일 등 저지방, 고섬유질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입 냄새가 고민인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금연과 금주를 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며 "무엇보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으로 평소 치아 건강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