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비싼 건강제품 불티…"어려운 시기에 믿을건 건강뿐"(종합)

연합뉴스 | 입력 03/20/2017 09: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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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220%↑, 헬스사이클 58%↑"…고가 제품들 매출 급증

건강 관련 제품의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경제적 불황과 정치적 혼란기에 믿을 것은 자신의 건강뿐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2014∼2016년 최근 3년 사이 건강 관련 품목 매출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불경기에도 아낄 것은 아끼지만, 소비 구조조정을 통해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가치 소비'가 확산하면서 건강 관련 고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건강식품 판매 증가율을 보면 2014년에는 전년 대비 44% 늘어났으며 2015년에 27%, 2016년에 72%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건강식품 중 대표적인 고가 상품에 속하는 '홍삼정/농축액'은 평균 판매가가 15만2천원이지만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20%나 증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가 건강식품인 '비타민'과 '영양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30%와 55% 늘어난 데 그쳤다. 영양제 품목 평균 가격은 2만8천원이었다.

 

또 평균 가격 24만9천원으로 고가 품목으로 분류되는 건강기구인 '헬스 사이클'의 지난해 매출도 전년보다 58%나 증가했다. 반면 저가 상품인 줄넘기·훌라후프는 전년 대비 12% 성장에 머물렀다.

 

11번가에서 최근 한 달 사이 헬스 사이클 판매 1위 제품은 27만6천원하는 이고진 스핀바이크 901S/sp4로 나타났다.

 

다른 온라인 쇼핑몰 G마켓도 건강식품 매출이 2014∼2016년 3년 사이 매년 두 자릿수(12∼4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G마켓 휘트니스·수영 품목도 2015년에 전년 대비 매출액이 32% 증가하는 등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이 기간 백화점 업계 매출 증가율은 저조했으나 건강 관련 매출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기준으로 2014년 0.1%, 2015년 0%, 2016년 11.5%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홍삼, 건강 즙, 비타민 등 건강식품 매출 증가율은 각각 3.2%, 7.3% 18.9%로 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보다 3.1%∼7.4% 포인트 높았다.

 

현대백화점의 자전거 매출 증가율도 2014년 14.4%, 2015년 15.1%, 2016년 18.5%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현대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이 기간 연간 0∼1%대에 머문 것과 비교된다.



 

 

SK플래닛 11번가 박문수 건강식품 상품기획자(MD)는 "최근 건강을 위해 건강식품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고객이 많아 건강 제품 판매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홍삼과 같은 고가 제품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건강식품이 가격 보다는 제품의 가치에 기반을 둔 가치 소비의 경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으로 더 잘 살지 못하고 여러 정치적인 이슈들 때문에 사회가 발전하기보다 후퇴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사람들이 불안과 결핍을 느끼는 듯하다"며 "불안을 상쇄하려는 보상활동으로 정신적으로는 자기 계발을 하고, 신체적으로는 건강식품 먹고 운동 등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사회가 좀 더 편안하면 사회 전반의 '웰빙'까지 챙기는 '로하스족'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그 단계까지 가지는 못한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