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실패·몸 사리면 선수 전원 1달러씩 벌금 물리는 MLB 감독

연합뉴스 | 입력 03/20/2017 09: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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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으로 선글라스 쓰고 파울 못 잡은 선수 탓에 필라델피아 선수단 전체 벌금

 

 

 

2000년대 후반 미국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호령하다가 지금은 지구 최약체로 전락한 필라델피아 필리스.

 

2016년 정규리그부터 이 팀의 지휘봉을 정식으로 잡은 피트 매케닌(66)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선수에게서 벌금을 걷는다.

 

작전대로 번트를 못 대거나 허슬 플레이를 하지 않고 몸을 사린 선수들은 누구랄 것 없이 벌금을 낸다.

또 매케닌 감독의 평등한 '연대 책임' 정책에 따라 팀 내 구성원도 이 선수와 동일한 액수를 벌금으로 낸다.

 

지난해 선수 한 명당 50센트이던 벌금은 올해엔 1달러(약 1천129원)로 100% 인상됐다. 작년엔 시범경기 끝날 무렵 1천 달러에 육박하는 벌금이 걷혔다.

21일(한국시간) 미국 포털 사이트 야후 스포츠에 따르면, 매케닌 감독은 전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서 파울 볼을 어이없는 이유로 놓친 3루수 마이켈 프랑코와 전 선수들에게 벌금 1달러를 부과했다.

 

공격과 수비 때 강렬한 햇빛을 가리라고 쓰는 선글라스를 정작 눈에 착용하지 않고 모자에만 걸쳤다가 파울 볼을 잡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프랑코가 지난해 홈런 25개를 치고 88타점을 올린 팀의 간판이라고 해도 벌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순 없다.

 

정신을 바짝 차린 프랑코는 다음 이닝부터 선글라스를 제대로 착용하고 다이빙 캐치도 하는 등 감독의 노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안간힘을 썼다.

 

MLB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프로팀 감독들도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에게 거액의 벌금을 물려 선수단에 경종을 울린다.

 

다만, 한해 농사의 시작인 시범경기에서 그것도 실책을 범한 선수가 아닌 전 선수단에 함께 벌금을 내도록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매케인 감독의 벌금 정책엔 선수들이 더욱 자신감 넘치고 꾸준하며 집중력 있는 경기를 펼치도록 해 팀을 재건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고 야후 스포츠는 평했다.

 

메이저리거답지 않은 실수를 줄여 팀이 하나가 되도록 실책이 나오면 누구나 같은 벌금을 내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벌금이 소액이라고 해도 실책을 저질러 동료의 지갑을 열게 하는 선수가 되길 누구도 원하진 않는다.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을 자극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매케인 감독의 처방이다.

 

2007∼2011년 5년 연속 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에 출전해 2008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필라델피아는 이후 급격히 쇠퇴해 몸값 비싼 주전을 모두 팔고 젊은 선수 위주로 팀 재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