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멕시코 남성, 추방 직후 샌디에고 국경서 자살

김혜정 입력 02.22.2017 10:51 AM 수정 02.22.2017 10:56 AM 조회 6,001
미국에서 추방된 40대 멕시코 남성이 다리 위에서 투신자살했다.

오늘(22일) 멕시코 방송 텔레비사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올해 44살된 과달루페 올리바스 발렌시아는 어제 아침 8시 20분쯤샌디에이고와 티후아나를 잇는 국경검문소인 엘 차파랄에서 불과 수 미터 떨어진 다리 난간 위에서 강으로 스스로 몸을 던졌다.

연방이민단속국(ICE)에 의해 3번째로 쫓겨난 올리바스는 추방된 지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투신했다.

그는 다리 밑에서 개인 소지품을 담을 수 있도록 ICE가 지급한 비닐봉지와 함께 발견돼 오전 9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심폐 정지와 충격에 의한 머리 부상 등으로 결국 숨졌다.

목격자들은 올리바스가 추방될 당시 멕시코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고 소리치는 등 극심한 심적 고통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멕시코 당국이 가방 안에 있던 신원 서류를 확인해 보니 올리바스는 멕시코 북서부 시날로아주 출신이었다.

시날로아 주는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이끄는 시날로아 카르텔의 본거지로, 마약범죄 조직의 살인과 폭력이 난무하고 빈곤이 심한 지역이다.

많은 멕시코인이 이런 이유로 고향을 등지고 미국에서의 성공을 꿈꾸며 국경을 몰래 넘는다. 폐쇄적인 엘리트 관료주의와 부정부패가 심한 멕시코에서 빈곤층의 자녀가 자신의 노력으로 훌륭한 교육을 받더라도 사회적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올리바스가 투신자살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국토안보부가 존 켈리 장관 명의로 불법체류자 단속과 추방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2건의 이민 관련 행정각서를 발표한 날이다.

미국 내 불법 체류자는 1천100만 명으로 추산되며, 대부분은 멕시코인들이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