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힐러리-트럼프 마지막 TV 토론.. 90분 내내 약점 공략 난타전

김혜정 입력 10.19.2016 09:03 PM 수정 10.20.2016 08:37 AM 조회 2,579
대선의 마지막 관문인 대선후보 3차 TV토론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난타전 그 자체였다.

오늘(19일) 네바다 주 라스베거스 네바다 대학에서 열린 토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기간 제기된 서로의 약점을 일일이 들춰내며 집중 공략에 나섰다.

그러나 두 후보는 마치 예상했다는 듯,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곧바로 반격을 퍼부었다.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답해 패배시 불복할 수도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힐리는 "트럼프가 역사상 가장 위험한 대선후보"라고 주장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으로 90분 내내 팽팽한 긴장이 이어졌다.

아이보리색 바지 정장을 입은 클린턴과 검은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는 무대에 등장한 뒤 악수도 하지 않은 채 자리로 가 앉았다.

두 후보는 탐색전 없이 곧바로 전투 모드에 돌입했지만, 낙태 문제와 총기 규제 등 초반 주제를 둘러싼 신경전은 그나마 차분한 편이었다.

트럼프는 "임신 9개월째, 태어나기 직전에 낙태하는 것은 끔찍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자, 클린턴은 "내가 만난 여성들을 직접 만나보길 바란다"고 맞받아쳤다.

총기 규제를 놓고선 클린턴이 "총기소지 권리를 존중하지만 잘못된 허점을 메워야 한다"고 하자, 트럼프가 "수정헌법 2조를 지지할 수 있는 대법관을 임명하겠다"고 맞섰다.

이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첨예했다. 트럼프는 "마약 범죄자를 내쫓고 국경을 안전하게 유지하겠다"며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주장하자, 클린턴은 "불법 이민자 부모와 미국 태생인 자녀를 갈라놓겠다는 거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클린턴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고리로 트럼프를 더욱 옥죄었다.

그는 "러시아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트럼프는 이를 비난하지 않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트럼프는 물러서긴커녕 방송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해킹을 러시아가 했는지, 중국이 했는지 모른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자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불꽃 튀는 공방전이 펼쳐졌다.

클린턴은 "핵 버튼을 누른 뒤 발사되는 데는 4분밖에 안 걸린다. 트럼프처럼 믿을 수 없는 사람이 핵 버튼을 쥐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트럼프가 핵 무장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200여 명의 군 장성이 저를 지지하고 있다. 클린턴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물러나지 않았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대선 후보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4성 장군은 FBI에서 거짓말을 해서 5년이나 수감돼 있었다"며 "그러나 힐러리는 3만3천 개의 이메일을 고의로 삭제하고, 수백 번의 거짓말을 했는데도 미국 대선에 출마했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힐러리는 범죄자인데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며 "대선 후보로 나와선 안 된다"며 거듭 자질을 문제 삼았다.

이에 클린턴은 "트럼프는 여성 비하 등 불편한 얘기만 나오면 답변을 회피하고, 어떠한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서도 사과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발언 도중에 끼어들며 "아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지지율 추락의 빌미가 된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클린턴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아내에게조차 사과하지 않았다. 만난 적도 없는 여성들이다. 클린턴 캠프에서 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클린턴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미 지난 토론 때 트럼프가 여성에게 어떻게 했는지 들었다. 여성 기자에게 '역겹다'고까지 했다. 그는 여성을 비하하면 자기가 좀 더 커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선거조작' 주장을 펴는 데서 나아가 대선 불복 가능성까지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진행자의 "이번 대선 결과를 수용하겠느냐"는 물음에 트럼프는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진행자가 '대선이 끝나면 미국은 다시 하나가 돼야 하는데, 여기에 반대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는 또다시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똑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선거조작 방식도 설명했다. 그는 "불공정하고 부패한 언론이 유권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고, 등록이 불가능한 수백만 명이 이미 유권자로 등록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대선 불복 주장에 클린턴은 "소름 끼친다"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항상 조작됐다고 주장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징징거리지 말라고 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두 후보는 90분간의 마지막 토론이 끝난 후에도 악수는 물론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진행자에게만 인사한 후 무대에서 내려왔다.
 
댓글 0
0/300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