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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한인 위령비 끝내 외면

김혜정 입력 05.27.2016 06:20 AM 수정 05.27.2016 06:21 AM 조회 1,241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해 한국에서 기대를 모았던 한국인 위령비 헌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은 오바마는 히로시마 원폭으로 목숨을 잃은 일본인과 한국인, 미군 포로 등 모든 희생자들의 명단이 있는 위령비에 헌화했지만 그로부터 서북쪽으로 약 150m 떨어진 한국인 위령비는 찾지 않았다.

한미일 3각 공조 복원을 위해 한일관계의 정상화를 중재하는데 힘써온 오바마 입장에서 한일 양국을 동시에 배려하는 차원에서 한국인 위령비를 방문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존재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인 위령비는 군인, 군무원, 징용공 등 강제로 끌려오거나 자발적으로 온 이들을 포함해 히로시마에 살던 약 10만 명의 조선 출신자 중 원폭으로 희생된 약 2만 명을 추도하기 위해 건립됐다.

오바마가 이곳을 찾았더라면 식민지배와 원폭이라는 이중의 비극에 신음했던 한국인을 위로함으로써 또 하나의 동맹국인 한국을 배려하는 행보가 될 수 있었다.

오바마의 헌화가 예정돼 있는 위령비에 한국인 희생자의 이름도 봉납돼 있긴 하지만 한국인 피해자들을 별도로 추도한다면 그것은 이번 방문이 일본의 과오에 대한 '면죄부 주기'가 아님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가 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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