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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미국 주택 구입붐…중서부로도 확산

김혜정 입력 11.29.2015 11:40 AM 조회 2,458
올해 미국에서 집을 산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이 미국 부동산의 최대 해외투자자로 등극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특히 백 만 달러 이상 고가 주택 거래는 14건 중 1건이 중국인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또 중국 경제력의 성장으로 자금 흐름이 국외로 분출되면서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비교적 가격이 낮은 중서부의 부동산 취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인의 미국 주택 구매 열풍은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나 중국 정부의 손에 닿지 않도록 현금을 보관하려는 의도, 또는 불안한 중국 자금 시장에서 탈출한 안전 투자용 등의 목적으로 풀이됐다.

중국항공은 올해 봄부터 텍사스 댈러스 북부에 있는 인구 22만 명의 소도시 플레이노와 베이징 간 직항 노선을 개설했다.

플레이노 주민 중 중국 본토 출신이 2000년 3천600명에서 10년 뒤 6천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국 통신기업인 화웨이는 지난 2001년 플레이노에 미국 본부를 개설했다. 중국인 바이어가 늘어나면서 전통적으로 1위를 차지했던 멕시코 출신 바이어 수와 아시아 바이어 수는 현재 비슷한 규모로 바뀌었다.

1980년대 텍사스에 IT 바람이 분 덕분에 대만계 이민도 급증했다.  IT 시장이 커지고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투르먼트(TI)가 대만에 이어 중국에 공장을 신설하자 중국 유학생들이 텍사스로 몰려들었다.

인구 2만의 소도시 코린트는 중국의 한 부동산 업체가 한 채당 200만 달러 수준인 주택 단지를 조성하려는 계획을 승인해 앞으로 매년 수십만 달러의 부동산 세입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대만과 홍콩을 포함한 중국인들은 주택 한 채를 사는 데 미국인 평균의 3배인 83만1천800달러를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인들이 주택 구매할 때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을 끼는 것과 달리 중국인이 사들이는 미국 주택의 69%는 현금으로 이뤄진다.

백만장자들이 많은 실리콘 밸리의 고급 주택은 스톡옵션에 묶인 백만장자들과 달리 현금을 내지르는 중국인 손에 넘어간다.

이에 따라 고급 주택을 흥정하려다 중국인에게 빼앗긴 미국인들이 부지기수며, 중국인끼리 매입 경쟁도 나타난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들의 현금 동원은 중국의 불안한 정치상황은 물론 자의적이거나 모호한 법집행 때문에 안전한 투자처를 찾으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에 유학하는 외국 대학생의 31%는 중국 출신이며, 2013년 현재 약 2만3천500명의 중국 출신이  미국 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중국인의 주택 구매에서 교육 상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택 구입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등학교나 고교 학생이 있는 가족들은 현재 다니는 학교 인근은 물론 대학 진학용으로 두 채를 사들이는 경우가 잦다고 플레이노 해링턴 초등학교의 앤 어빈 교장은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도 중국인의 주택 매입 열풍을 부채질했다. 중국 정부는 보험사들이 자산의 15%까지 해외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게 허용했다. 작년 말 중국 보험사의 해외 자산 규모는 1.44%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NYT는 남향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이 한 손에 나침반과 캠코더를, 다른 손에 현금을 쥐고  텍사스 주택가와 부동산 개발 단지를 누비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의 증시 급락과 위안화 평가절하에 이어진 자본유출 규제 강화 등의 조치가 중국인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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