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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성향도 스펙?" 신념 포기하는 '취준생들'

이수정 서울 특파원 입력 11.09.2015 04:23 PM 조회 2,161
<앵커>한국의 청년들이 장기적인 취업난으로 인해 정치 신념까지

'스펙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업무 능력을 최우선으로 평가한다고 내세우면서도 실제 면접 등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문제삼는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리포트>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취업준비생 505명 중 50.1%가

'채용 과정에서 업무와 무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업무와 무관한 질문' 중에서는 정치 신념과 관련된 내용도

상당수라는 것이 구직자들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신입사원 면접에서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질문을 제시해 질타를 받았습니다

면접 당사자였다는 B씨는 SNS에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해야 한다"며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 답변을 내놨고 '탈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지원자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답변 스킬,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위함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를 두고 "사상검증이냐"는 반발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청년들 사이에서 민주주의 기본 가치인 '다양성'이

기업 논리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취업시장에서 나타나는 갈등이 다시 한 번 '세대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면접장에서 직무와 상관 없는 정치 이슈를 묻는 것은 정치권을 염두에 둔

노이즈마케팅에 불과하다"며 "기득권에 충성하고 아첨하는 능력을 확인하는

절차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정치·사회적 현안 질문은

지원자의 논리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취업 시즌마다 되풀이되는 이 같은 논란은 채용 과정에서 '갑'의 위치인

기업들이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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