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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와 괌·미국본토 위협 미사일 대거공개

안성일 입력 09.03.2015 05:11 AM 조회 797
중국이 3일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 도심과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진행된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대회 열병식에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공개했다.

이들과 함께 현재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31A'를 재공개했다. 둥펑 31A의 사거리는 1만1천210km로 미국 본토 대부분에 도달할 수 있으며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차세대 핵전략 ICBM '둥펑(東風·DF)-31B'와 '둥펑(東風·DF)-41'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사일 외형 공개시 사거리, 운항 속도 등 주요 제원에 관한 정보 분석이 가능하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IRBM인 '둥펑-21D'(DF-21D)와 '둥펑-26'(DF-26)의 경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역내 군사적 긴장과 관련, 전략적 가치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 

두 미사일 모두 실전배치 사실만 확인됐지만 제원과 성능 등 정확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대국에 걸맞은 '군사굴기(軍事굴<山+屈>起·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 의지를 과시하려고 열병식을 기획한 중국은 특히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 분쟁국들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로 두 미사일을 선보였다. 

중국에 맞서 분쟁 당사국들과 사실상 '연합전선'을 형성하려는 미국의 태평양 전략에도 두 미사일은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 분쟁 수역에 진입하는 미 항공모함 전단은 물론이고 특히 태평양상 미국의 전략기지인 괌도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병식에서 중국이 두 미사일을 공개한 것은 지상 레이더와 무인기에서부터 위성까지 망라한 정찰자산을 통해 항모 전단 등 분쟁 수역 내 미국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정 사거리 1천666∼2천778㎞로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대함미사일(ABSM) 둥펑-21D는 2011년 중국 정부가 처음 배치 사실을 확인했을 정도로 베일에 가려져왔다.

탄도미사일은 낙하 시 마하 10 이상의 엄청난 속도를 내기 때문에 함대 방어 시스템으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DF-21D가 함정처럼 이동 표적과 전자방해 체계에 대해 제대로 시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 항모전단을 소문처럼 일격에 괴멸시킬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둥펑-21D의 파생종인 둥펑-26은 사거리 3천-4천㎞로 태평양상의 미군 전략기지 괌도를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을 통해 지상에서도 항공모함 전단에 대한 공격 능력도 갖췄다.

중국 군사 기술 전문가인 릭 피셔 미 국제평가전략센터(IASC) 소속 선임 연구원은 둥펑-21D와 둥펑-26 두 미사일은 "미국과 러시아에서는 보기 힘든 IRBM 전력 과시"라면서 "특히 둥펑-26은 일본-대만-필리핀 지역에서부터 괌에 이르기까지 광활한 지역이 중국의 핵 타격 영향권에 들어간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군사 정보 컨설팅 전문업체인 IHS 제인의 테이트 너킨 국장도 CNN과의 회견에서 중국의 '미사일 굴기'는 미국의 전력 투사를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태 지역 우방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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