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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최고 지도자 오마르 사망

안성일 입력 07.29.2015 05:22 AM 조회 5,686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물라 무함마드 오마르가 숨졌다고 영국 BBC방송, 독일 dpa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2011년 5월 미군에 의해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과 함께 1990~2000년대를 뒤흔든 양대 이슬람 무장 테러단체 지도자가 모두 사망한 것이 된다. 

BBC는 아프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오마르가 2~3년 전에 숨졌다고 전했다. dpa도 아프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오마르가 2년 전 파키스탄에서 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아프간 관리를 인용해 오마르가 사망했다고 보도하면서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사망설은 근거 없다’고 부인하며 오마르가 살아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오마르 사망설은 과거에도 몇 차례 나온 적이 있지만 아프간 정부 관계자가 그의 사망 사실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간에서 탈레반은 최근 2~3년 간 활동상이 과거 전성기 때에 비해 미약했으며, 최근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탈레반 지부가 생기면서 세력이 더욱 위축됐다. 탈레반은 이달 초부터 파키스탄 정부의 주선으로 아프간 정부와 평화협상을 시작한 상태다. 오마르가 사망한 이후에도 2년 이상 조직이 유지돼온 점을 감안하면 탈레반의 권력 승계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은 1973년 군사 쿠데타로 226년 간의 왕정이 폐지되고 공화정이 됐으나 1978년에 소련의 지원으로 좌경 쿠데타가 발생해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섰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반소련 쿠데타가 일어나자 1979년 소련군이 직접 침공해 친소정권이 다시 들어섰다. 이후 소련에 대항하는 반군과 정부군의 내전이 벌어졌으며 1989년 2월 소련군 철수 이후에도 내전이 지속됐다. 그러다 오마르가 1994년 결성한 탈레반(학생이라는 의미)이 다른 무장세력을 몰아내고 1996년 정권 장악에 성공해 2001년까지 아프간을 통치했다. 오마르는 탈레반 통치 기간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했다. 

그러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탈레반이 빈 라덴을 숨겨두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과 영국이 같은해 10월 침공했고 탈레반 정권은 결국 11월에 패퇴해 아프간 산간 지대와 파키스탄 등으로 숨어들었다. 오마르는 당시부터 아프간 정부 및 서방을 상대로 테러를 벌여왔으며 미국은 그에 대해 1000만 달러(약 116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탈레반은 최근까지도 그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는 등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주장해왔다.

1960년 아프간 칸다하르주에서 태어난 오마르는 소련 침공시 무장 게릴라 활동을 벌였고 1994년부터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 투쟁인 탈레반 운동을 주도해왔다. 그 과정에서 파편을 맞아 오른쪽 눈을 다치기도 했다. 탈레반은 올 초 발행한 책에서 “오마르는 자기 소유의 집도 없고, 외국 은행에 숨겨둔 돈도 없는 지도자이며 유머 감각도 풍부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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