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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뺨때린 '볼티모어 앵그리맘' 놓고 미국 사회 논쟁

라디오코리아 입력 05.06.2015 12:05 PM 조회 1,831
'내 형제' 지켜야죠

경찰에 의한 흑인 청년 '살인'이 야기한 볼티모어 폭동 당시 시위대에서 아들을 발견, 사정없이 따귀를 때리며 끌어낸 '앵그리 맘'의 행동을 둘러싼 온 오프라인 논쟁이 미국 사회에서 깊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들을 마구 패는 폭력성이 과연 옳은지, 폭동을 야기한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 등 구조적 문제보다는 폭동의 원인이 흑인의 비행에 있다는 식으로 호도되는 게 아닌지 등의 논란이 그것이다.

볼티모어시 폭동 첫날인 지난달 27일 미 ABC 방송의 볼티모어지역 제휴방송인 WMAR 카메라에는 한 흑인 어머니가 항의시위에 참가한 16세 아들 마이클 싱글턴을 발견하고 끌어내는 장면이 잡혔다.

아들은 검은색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어머니 토야 그레이엄은 단번에 알아보고 사정없이 머리를 때리더니 "전기총에 맞고 싶냐"며 도망가는 아들을 끝까지 따라가 끌고 간다. 그레이엄은 ABC 방송에 "우리 애가 그레이처럼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말했다.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는 경찰에 압송된 뒤 일주일 만에 사망해 볼티모어 폭동을 유발한 희생자다.

그레이엄의 이런 행동을 두고 앤서니 배츠 볼티모어 경찰국장은 "자기 아들을 책임질 줄 아는 부모가 더 많으면 좋겠다"고 치켜세웠다. 그레이엄의 아들 훈계 장면은 온라인상에 삽시간에 퍼지면서 그녀를 '영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저널리스트이자 아메리칸대 미국사 부교수인 스테이시 패튼은 지난달 29일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낸 기고에서 그레이엄의 폭력적 행동을 비판하면서 아이를 때려서 시위현장에서 끌고나간다고 해 미국사회에서 흑인 청소년이 살아남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레이엄의 메시지가 "내 흑인 아들이 우월한 백인에 저항하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겠다"라는 것이라고 요약하면서 "그러한 행동이 아들을 살아남게 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모정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레이엄을 칭찬하는 것은 "흑인 청소년들이 천성적으로 범죄적이고 문제가 많으며 통제되지 않는다는 믿음을 반영할 뿐"이라며 "폭력은 트라우마를 깊게 하며 아이들을 폭력적 행동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즉 그레이엄의 행동이 흑인의 경제·교육적 기회부족과 인종차별, 흑백 간 소득불균형 등 경제사회 문제를 도외시한 채 폭동이 순전히 흑인들의 문제로 호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WP는 6일자 독자투고란 '볼티모어 엄마'라는 제목으로 패튼의 기고문을 둘러싼 찬반의 글 2건을 실었다.

워싱턴 D.C에 거주한다는 리자이나 로메로라는 흑인 여성은 패튼의 기고문을 언급하면서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거리나 교회, 학교, 집 어디서든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는 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것은 폭력이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그레이엄의 행동을 비판했다. 

또 "모든 흑인 부모의 슬픔을 이해한다. 나도 그렇다"며 "그러나 아이들에 대한 폭력이 답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리노이주 올니시에 산다는 아트 코사트카는 패튼의 기고문이 "매우 퇴행적인 기사"라고 라며 패튼이 그레이엄의 메시지가 억압체제에 반항하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은 오역이라고 지적했다. 폭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부모가 가르쳐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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