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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미국대사 피습…한미관계 악영향 우려

박현경 기자 입력 03.04.2015 06:34 PM 조회 1,337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오늘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괴한의 공격으로 다치면서 한미관계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를 향한 이 정도로 심각한 공격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의 돌발행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미국이 꼽는 가장 강력한 동맹국 중 한 곳에 주재하는 대사가 사실상 테러를 당한 셈이어서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미국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 자칫 반한 감정이 일어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도 긴장을 감추지 않으며 사건 수습에 나서고 있다.

리퍼트 대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도 한국 외교당국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국민 한 명의 위해에 대해서도 가만히 있지 않는 나라가 미국"이라며 "미국 대사는 일종의 미국 자체이기 때문에 대사를 공격했다면 미국을 공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60년을 넘게 이어온 한미동맹의 튼튼한 토대를 감안하면 이번 사건의 파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정부 차원으로만 보면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도 이 문제를 개인의 돌발행동으로 간주해 확대하지 않고 되도록 빨리 봉합하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버지니아공과대학에서 한인 학생의 총기난사로 32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을 때에도 한미관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다만 한미 양국간 민간 차원에서는 틈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최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의 한·중·일 과거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미국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으로 미국 내 한국에 대한 여론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강 부원장은 "일부 미국 국민의 혐한 감정이 증폭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대미외교에 있어 한국 정부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정부로서는 미국에 더 잘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사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 간에 미국을 상대로 한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번 일이 터져 일본의 입지만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워싱턴에서 일본과의 외교대결에 있어 한국이 불리해졌다"면서 "한동안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진정시키는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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