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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단원고 교감, "모든 책임 지고간다"

주형석 기자 입력 04.18.2014 05:11 AM 조회 3,869
세월호 여객선 침몰 참사로 대한민국 전체가 비탄에 잠긴 상황에서 사고 당시 생존자였던 안산 단원고 강모(52) 교감이 오늘(4월18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단원고 강 교감은 한국 시간 18일 오후 4시5분쯤 LA 시간 오늘(4월18일) 새벽 0시5분쯤 전남 진도군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 소나무에서 목을 멘 채 숨져있는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어제(4월17일)밤부터 강 교감이 보이지 않는 다는 신고를 받고 주변을 수색하다 오늘 새벽 숨져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경찰은 단원고 강 교감 지갑 속에서 편지지 두 장 분량의 유서를 발견했으며, 발견된 유서에는 모든 책임을 지고 간다는 내용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자신을 화장한 후 유해를 사고 해역에 뿌려달라고 했다.

경찰은 단원고 수학여행단을 이끈 강 교감이 세월호에서 무사히 구조돼 나온 후 ‘나만 구조됐다’며 자책해 왔다고 전했다.

수학여행단 인솔책임자로서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자책감과 ‘사고 발생 당시 늑장 통보’ 논란 등 심적 고통에 못 이겨 강 교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강 교감은 지난 16일 헬기로 구조된 후 인근 섬으로 옮겨진 후 그 섬 어부에게 부탁해 고깃배를 타고 세월호 침몰 해역으로 이동해서, 구조장면을 지켜보다가 다시 육지로 나와 목포해경에서 사고 상황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평소 마음이 여린 편이고 당뇨가 있었으며 구조 당일도 저혈당 때문에 탈진하기도 했다고 강 교감을 잘아는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강 교감은 진도체육관에서 교장과 함께 학부모들에게 사과하려 했지만 격앙된 분위기 탓에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 교감은 지난 15일 저녁 9시 교사 13명과 학생 325명의 수학여행단을 이끌고 제주행 세월호를 탔다가 다음 날 오전 8시50분쯤 세월호에 사고가 나자 전화로 학교 측에 ‘배에 문제가 생겼다’고 알린 뒤에 30여분 가량 현장 상황을 계속해서 보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단원고 측은 위험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교육청 보고 등을 거쳐 학부모들에게는 한 시간 가량 늦게 알렸다.

이로 인해 학부모들은 “어떻게 사고 사실을 학부모들한테 먼저 알려주지 않았냐”며 학교 측을 거세게 질타하기도 했다.

올 3월 1일자로 단원고 교감으로 온 강 교감은 학생들에게 다정다감하고 융화에 힘쓴 교육자로 알려졌다.

자살 소식을 들은 학교 관계자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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