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의 존재감 '클라우드 아틀라스'

[연합뉴스] 12/20/2012 17: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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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해 사람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운명을 이룬다.
 
배두나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1849년, 1936년, 1973년, 2012년, 2144년, 2321년까지 6개의 각각 다른 시대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해서 보여준다.
 
1849년 미국에서는 한 젊은 백인 변호사(짐 스터게스 분)가 흑인 노예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뒤 노예 해방 운동에 나선다. 1936년 영국에서는 동성애자인 젊은 음악가(벤 위쇼)가 세계 최고의 작곡가(짐 브로드벤트) 밑으로 들어가 창작을 돕다 서로의 욕망으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다.
 
1973년 미국에서는 열혈 여기자(할 베리)가 악덕 기업가(휴 그랜트)에 맞서 핵발전소 비리의 진실을 밝히고, 2144년 서울에서는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는 클론(복제인간) 종업원 손미(배두나)가 반군 대장 장혜주(짐 스터게스)의 도움으로 탈출해 체제를 바꾸는 메시아로 나선다.
 
인류의 메시아로 나선 손미는 "우리의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 아닙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어 있죠. 과거와 현재도요. 우리의 모든 악행과 선행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거죠"라고 말한다.
 
영화는 이렇게 거대한 운명으로 이어진 우주의 섭리를 드러내기 위해 같은 인물을 6개의 다른 이야기에서 각각 다른 역할로 등장시켜 '윤회'를 보여주려 한다.
 
배두나는 2144년 이야기에서는 주인공 손미를 연기했지만, 1849년 이야기에서는 변호사의 아내인 '틸다'로, 1973년 이야기에서는 멕시코인 종업원으로, 2321년에는 원시부족이 떠받드는 신으로 등장한다.
 
톰 행크스는 2321년에는 원시부족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1849년에는 탐욕스러운 의사로, 1936년에는 구두쇠 여관 주인으로, 1973년에는 여기자와 첫눈에 반하는 연구소 직원으로 나오는 등 6개의 다른 역할을 소화한다.
 
영화 안에서 배우들의 팔색조 변신을 지켜보는 것은 재미있다. 배우들은 특수분장을 통해 다른 인종으로 변신하고 남녀 성별까지도 바꾼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역할의 배우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관객을 완벽하게 속이는 캐릭터들도 많다.
 
특히 배두나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출연 분량으로 따지면 톰 행크스가 가장 많지만, 배두나는 다른 할리우드 배우들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준다. 영화의 핵심 메시지가 손미의 입을 통해 나오기 때문에 감독과 출연진들이 "배두나는 이 영화의 영혼"이라고 표현한 게 과언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배두나의 연기와 함께 2144년 서울의 이야기는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SF 블록버스터로서의 스펙터클을 느끼게 하는 대목도 이 부분이다. 인간성이 사라진 차가운 미래의 모습이 워쇼스키 남매 감독 특유의 상상력으로 표현됐다. 반군 대장이 관군에 맞서 싸우는 장면은 워쇼스키의 대표작인 '매트릭스'의 향취를 느끼게 한다.
 
'매트릭스'의 '앤더슨 요원'으로 유명한 배우 휴고 위빙이 또다시 체제를 유지하려는 관군으로 등장해 친숙하다.
 
서울의 구시가지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에서 '약국' '모텔' 등 한글 간판을 발견하는 것도 한국 관객에게는 쏠쏠한 재미다.
 
영화는 2004년 발간된 영국 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동명 SF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인간 존재의 본질과 현대사회에 대한 성찰을 진지하게 담은 이 소설은 여러 문학상을 받았으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소설은 원래 6개의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늘어놓은 구성이지만, 영화는 텍스트에 비해 장면 구성이 자유로운 이점을 활용해 모든 이야기를 시퀀스 단위로 잘게 쪼개고 이를 뒤섞어 재조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런 구성으로 각각의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의 주제를 향해 좀 더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렇게 모든 이야기를 뒤죽박죽 섞어놓은 구성은 관객의 집중을 흩트리는 측면이 있다. 하나의 이야기에 빠져들 무렵 다른 이야기가 튀어나오고, 다시 이 이야기에 집중할 만하면 또 다른 이야기로 바뀌는 식이 반복된다.
 
이야기가 6편이나 되고 상영시간이 3시간에 달하는 지나치게 방대한 분량도 상업영화로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소설을 영화화하는 과정에서 내용을 조금 빼거나 축약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
 
라나·앤디 워쇼스키 남매와 독일 출신 톰 티크베어 감독이 공동 연출했으며 1억2천만 달러(한화 약 1천3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였다.
 
1월 10일 개봉. 상영시간 172분.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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