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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재창조하는 기술 "Be, Know, Do"

글쓴이: MajorFit  |  등록일: 03.22.2018 13:53:05  |  조회수: 3461

세계 최고의 리더십 구루 워렌 베니스 [2]

인생을 재창조하는 기술


베니스 박사가 내게 자신을 만나는 유일한 조건으로 내준 과제가 있었다.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Still Surprised』를 읽고 오라는 것이었다. 책의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배움을 통해 놀라움을 발견하는 호기심 왕성한 학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며 그가 1943년 유럽에 주둔하던 미 육군 최연소 보병 장교로 2차 세계 전쟁에 참가했으며 퍼플 하트와 브론즈 스타 훈장을 받았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미국 동서를 횡단하는 도로인 10번 프리웨이의 최동편에서 내려 도착한 곳은 샌타모니카 해변. 그의 자택은 바닷가 바로 옆에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남부 캘리포니아 해변가는 노인들에게는 천혜의 주거지로 꼽힌다. 지팡이를 짚고 직접 문을 열어준 워렌 박사는 나를 2층 응접실까지 직접 안내했다.  삼면으로 바닷가 보이는 거실의 하얀 소파에 편안히 앉았다.  


“당신은 수많은 책과 논문을 통해 기술적인 유능함, 대인관계, 상상력, 판단력과 취향 등 다양한 요소를 리더십의 요건으로 꼽았습니다. 리더십을 한 마디로 정의하신다면 어떻게 수 있나요.”

"한마디로 하자면 비, 노우, 두(Be, Know, Do)입니다. 힙합의 운율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비, 노우, 두.”

나의 첫 질문에 그는 빙그레 웃으며 답변했다. 


“Be는 원하는 존재가 되라는 말입니다. Know는 자신과 공헌하려는 분야를 알고 Do는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이 순서도 중요합니다. 바꾸면 안됩니다. 리더십의 요체라 할 수 있지요.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Be는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Know는 현실 이해(Define reality)를, Do는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에서의 실천을 의미합니다.”


쉽게 설명할 수도, 어렵게 설명할 수도 있는 것이 대가의 특징이다. 그는『워렌 베니스의 리더십 기술』 『퓨처 리더십』『시대와 리더십』 『위대한 이인자들』등 리더십 분야에만 수십 권의 책을 저술한 리더십 분야의 최고 전문가답게 한 줄의 문장으로 명확하게 정의했다.

나는 질문을 계속했다.

“Be부터 시작할게요. 어떻게 해야 원하는 존재가 될 수 있나요?”


“진짜가 되어야죠. 말 그대로 모방품이 아닌 진품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번 태어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신의 고유의 능력과 소망을 발견해서 자기 자신의 창조자가 되어야 합니다.한 번은 육체적인 탄생, 두번째는 참 나의 탄생이죠.”


그는 말을 이어갔다.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자기 원칙을 저버리고 심지어 자기 아이디어까지 죽여버린 사람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제도나 권위자, 가족의 관습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난 노먼 리어의 이 말을 좋아해요. 무엇보다도 먼저 자기가 무엇이 되고자 하는지 찾아내요.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요. 자신의 모습을 유지해요. 그리고 잃지 말아요.”


나는 그가 오센틱(Authenthic) 리더십을 말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자기 인식과 경험, 윤리가 바탕 위에서 진정한 자신을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 새롭게 태어난 지도자들은 주관있게 행동하고 자신감을 갖게 되어 진정으로 카리스마적이 된다.


“노우(Know), 무엇을 알아야 합니까.”

“자기 창조를 위해서는 자기를 알아야 해요. 자기 인식이죠. 내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고,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아야 해요.”


워렌 박사는 테이블 위에 있는 차를 한모금 마셨다.

“솔직함이 자기 인식의 열쇠입니다. 정직하게 자신을 보아야 해요. 자신의 장단점을 정직하게 파악해야 해요. 또 성격의 판별,즉 내가 가장 강렬하게 적극적으로 정서적인 행위나 윤리적인 행동에 반응하는 것이 무엇인가 알아야 해요. 왜냐하면 그 순간에 ‘이것이 진정한 나’라는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는 이렇게 간결하게 정리된 메시지를 막힘 없이 술술 풀어내고 있었다.  


“가치관과 신념은 당신이 어떤 사람을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당신 자신의 가치관을 가져야 되고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서는 안 되거든요. 우리가 진실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기 전에는, 또 당신이 무엇을 하고 싶고 왜 그것을 하고 싶은지 알기 전에는 아주 피상적인 성공-예를 들면 돈을 많이 벌거나 권력자가 되거나 큰 집에 사는 것 이상의 진정한 성공은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체계화하는 것은 자신을 창조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단계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생각을 말로 하거나 글로 써보세요. 일단 써보면 자신이 누구이고 또 무엇을 믿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베니스 박사의 말은 에머슨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다. 에머슨은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따르라. 이를 따르는 것은 우리가 가진 가장 순수하고 가장 진실한 행동이다. ”고 말한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두(Do)는 무엇입니까.”

“훌륭한 리더는 이 모든 것이 행동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자신 창조를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 이루고 싶은 것을 정하고 지식을 쌓았다면 이제는 행동으로 실현시켜야 합니다. 조직 구성원들과 직접적인 교류를 가지고, 각자의 자질을 북돋아 자신이 중요한 인물이라고 느끼게 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게 해줘야 합니다.”


서재 안은 구름 사이로 비쳐지는 햇살 때문인지, 워렌 박사와의 열기 띤 대화 때문인지 더워졌다. 다른 질문으로 넘어갔다.  

“당신은 리더의 중요한 자질로‘경청'을 꼽았는데요. 

직장인들은 흔히 일은 괜찮은데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는 말을 한다. 직장을 이직하는 사유도 인간관계 문제의 비중이 많다. 어느 조직이나 원활한 인간관계는 딜레마이다. 그러면서 리더십을 잘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성과있게 하려고 잔소리를 좀 하면 독한 상사로, 너무 잘 해주면 무능한 상사로, 상사의 부탁을 잘 받아주면 만만한 직원으로, 회사에 할 말 좀 하면 반항적인 직원으로 자신도 모르게 분류가 되는 것이 조직내 관계를 어렵게 하는 요소들이다.    


“리더십은 사람을 움직이는 영향력에서 비롯되는데, 조직에서 인간관계를 잘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인간관계를 잘 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몇 가지의 원칙이 있어요. 첫째는 사람들을 당신이 바라는 방식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그들로 받아들여보세요. 섣불리 판단하려 들지 말고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 그대로 이해해 보세요. 둘째는 가까운 사람에게 잘 하세요. 낯선 사람에게는 정중하게 대하면서도 절친한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대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람들은 베니스 박사의 말한 조언의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사나 부하, 혹은 부모나 자식을 자신의 방식대로 이해하려고 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비판한다. ‘정말 이해를 못하겠어’ 머리를 흔들면서. 그런데 굳이 이해하려는 수고 없이 ‘그냥 저런 사람이구나’ 받아들이면 편안해진다. 


가까운 사람이 어쩌면 우리 인생에서 행복과 성취를 좌우하는 핵심 멤버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절친하다는 이름으로 소홀히 한다. 자기 내면의 성숙함이 인간관계의 질을 좌우하는 것이었다.


베니스 박사는 말을 계속했다. 

“세 번째는 리스크가 아주 커 보이는 상황이라도 상대를 믿어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못 믿으면서 일을 시키는 리더는 반드시 실패합니다. 마지막으로 일을 추진해 나갈 때 모든 사람들의 동의나 인정을 받지 않고서 지낼 수 있어야 합니다. 내면의 성숙함이 있어야 가능하고 이런 리더는 존경을 받아요. 항상 모든 직원의 동의를 얻으려는 노력은 해롭고 비생산적이고 관계를 파괴합니다.”

이제 슬슬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팔십 평생을 리더십이라는 한 우물을 파온 그가 자신의 인생에 제목을 붙인다면 어떤 단어를 선택할까, 궁금해 졌다.


“만약 당신의 일생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타이틀을 붙이고 싶은가요.”

베니스 박사는 “좋은 질문”이란 말을 연발하더니 턱을 괴고 긴 상념에 빠졌다. 지금까지의 대화에서 가장 오랜 침묵이었다. 해변에는 안개가 완전히 걷혔다. 햇살 사이로 수영복을 입은 아이들이 뛰어다녔다. 그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하나로 정하기가 무척 어렵군요. 두 가지 제목이 생각났는데 하나는 ‘제너러스 컴퍼니(Generous company, 관대한 친구)이고, 또하나는 'D.U.I.C.(Driving Under Influence of Curiosity)라고 붙이고 싶네요.”

DUI(driving under the influence)는 주로 음주나 약물 운전 등을 의미하는 교통용어로, DUIC는 ‘셀폰 영향에서의 운전’을 뜻한다. 베니스 박사의 정의를 의역하자면 ‘호기심에 이끌린 인생’. 관대한 친구는 워렌의 인자한 이미지와도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고 등을 내주는 관대한 친구같은 느낌이 묻어났다. 


돌아오는 길에 이런 질문이 마음을 맴돌았다. 우리는 인생의 황혼을 맞을 때 자신이 주연한 인생의 타이틀에 어떤 제목을 붙일 수 있을까.

베니스 박사가 말한 메시지를 따르지 않고는 이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모방품이 아닌 진정한 자신을 창조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캘리포니아의 햇볕처럼 강렬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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