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호의 LA에 반하다

칼럼니스트: 유강호

여행작가 유강호입니다. LA 맛집을 취재중입니다.
미대륙 도시탐구 <반하다 시리즈>를 출판하며 미국의 교민과 많은 정보를 나누고 싶어요>

 
잭 케루악 골목길
05/27/2012 10:12 am
 글쓴이 : 유강호
조회 : 4,268  



잭 케루악 골목 Jack Kerouac alley


자유로운 보헤미안의 영혼을 존중해주는 도시 샌프란시스코는 파리와 닮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한다 .안개 낀 샌프란시스코 언덕을 올라갈 때 몽마르트르 언덕을 생각나게 하고, 노천카페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 파리의 카페 뒤마고와 샤르트르, 보부아르 광장이 오버랩 된다 .


유명작가의 이름을 명명한 파리의 수많은 거리와 잭 케루악의 거리가 존재하는 샌프란시스코는 예술가를 존경하는 전통 있는 문화 도시로 앨런 긴스버그와 잭 케루악 ,윌리엄 버로우즈(William Burroughs), 닐 캐서디(Neal Cassady) 같은 전설적인 비트족 작가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고 열띤 토론으로 밤새운 Vesuvio 카페골목을 관광명소로 지정했다 .


잭 케루악 거리 끝은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영감을 얻으려고 방문하는 벽화로 좁은 골목도 미술적 가치가 높아 유명세를 탄다 . 서점 모퉁이에 푸른 페인트가 강렬한 벽 그림은 사파티스타스 벽화다 . 사파티스타는 농업 개혁을 주창하고 멕시코 혁명 당시 남부 해방군의 사령관이었던 에밀리아노 사파타에서 따온 이름이다 .


민중 해방군이라 자처하는 사파티스타의 이념을 이 벽화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의도라는데 ‘비트 세대’ 의 저항과 반항 저 너머 이상향 추구에 가깝다 .나비 , 새 ,나무 ,금붕어 ,무지개 색채가 동화처럼 평화롭다 . 어쩌면 이 벽화는 잭 케루악의 작품 중에서도 걸작으로 손꼽히는 가장 인기 있던 소설 ‘거리에서’(On the Road)의 문장을 그림으로 환생시켰는지도 모른다 .


<모든 천사들이 뛰어내려 아직 창조되지 않은 공허함의 거룩한 공간 속으로 날아들었던 뱃전의 발판으로 서둘러 달려가는 나 자신이었으며, 밝은 마음의 본질 속에서 빛나는 강력하고도 상상도 못할 광휘였고, 마술적인 천국의 나방떼 속으로 활짝 떨어져가는 무수한 도원경이었다.> (2부 10장)


서점 City Lights에서 케루악의 시집 ‘멕시코시티 블루스 Mexico City Blues’ 시낭송회를 가졌던 밤 .베수비오 술집의 테이블은 당대 문인과 열렬한 팬으로 꽉 차 앉을 자리가 없었다 .


지금도 들려오는 앨런 긴즈버그의 “최고의 정신을 가진 내 세대가 광기로 파괴되어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로 시작되는 원초적인 시 ‘울부짖음(Howl)’은 여전히 비트의 기념물로 골목 바닥에 잠언으로 새겨있다 .
‘비트’라는 말은 이후 재즈의 반체제 문화적인 리듬에 사용되어 전후 사회의 보수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반항적 의미뿐 아니라 철학과 종교, 특히 선(禪)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영적인 체험의 관심사에도 사용되었다.


원래 ‘지쳐빠진, 기진맥진한’이라는 뜻을 가진 ‘비트(beat)’라는 영어단어에 케루악은 ‘upbeat(낙관적인, 명랑한)’와 ‘beatific(지고의 행복을 가져오는, 축복받은)’의 뜻을 역설적으로 추가하여 ‘길위에서’(On the Road) 처음 사용하였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일체의 모든 것에서 낙오되고 소외되고 지치고 버림받은 듯한 상태에서 오히려 지고의 행복감을 맛볼 수 있다는 비트세대의 낙천주의적 정신을 함축하고 있는 단어이다.


한 시대의 문예사적 경향을 영원히 기억하는 샌프란시스코 골목길 .영문학자와 시인에게 무수히 영감을 준 작품 ‘길위에서’(On the Road) 는 잭 케루악 거리에서 읽으면 제 맛이 난다 . 골목 속 낙서와 벽화도 인상적인 특별한 풍경이 된다는 점 . 샌프란시스코에서 잊지 말고 자세히 살펴보자 .
261 Columbus Avenue, San Francisco, CA 94133,
( Broadway & Jack Kerouac 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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