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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집밥 <소반 >

글쓴이: 유강호  |  등록일: 01.31.2013 07:46:12  |  조회수: 16172
용감한 창업.


집밥의 행복 . 소반 So Ban Restaurant


한식의 세계화로 화려한 한정식이 즐비한 Los Angeles에서 슬로푸드, 나물 중심의 싱싱하고 청정한 재료로 행복한 밥상을 차려내는 소반은 한번 맛들이면 자꾸만 가고 싶어지는 식당이다 . 지혜로운 "가정식 밥상 " 으로 떠들썩한 광고하나 없이 조용히 성장한 소반의 창업스토리를 들어보자 .


바야흐로 100세 시대 , 인생은 60부터라고 다짐하지만 낯선 땅 미국에서 젊지 않은 나이 66세에 경험 하나 없이 식당을 창업해 소반처럼 승승장구하기란 쉽지 않다 . 문득 스타벅스에서 64살에 새로운 삶을 시작한 마이크 케이츠 길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 <스무 살이 아니래도 당신은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의 전형이다 .


LA의 ‘제대로 된 집밥 ’대명사가 된 소반의 류시우 대표 부인은 2013년 69세다 . 후덕한 넉넉함으로 유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예향 전라도 광주에서 태어나 엘리자베스 영국여왕도 찾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이 있는 안동으로 시집갔다 . 경상도 양반고을에서 ‘음식 잘한다’는 칭찬 하나로 용기낸 식당이다 .


2010년 "KBS 한식탐험대"에서 소반의 전복 송송 썰어 얹은 시원한 별미 얼음 물회를 소개한 이후 JYP 엔터테인먼트 박진영 창립자 ,중견탤런트 박정수씨 ,유명 연예인들이 줄줄이 방문해 친필 사인을 받아 수수한 식당 벽에 붙여 놓았다 . 한인타운에서 조금 동떨어진 올핌픽 불러바드와 노턴길에 위치한다 .


코리아타운에서는 헌 건물을 부수고 새 건물 짓는 소리만 들려도 주방 크기만 1500스퀘어피트가 넘는 대형 한식당이 들어서는 게 대유행이란 말이 있다 . 소반은 전체가 1300스퀘어피트 작은 규모이지만 불경기에도 손님이 쉴새없이 찾아온다 .


LA위클리의 푸드 칼럼리스트 조나단 골드는 소반의 잊을 수 없는 맛으로 은대구조림($24 ) 황태구이 ($19.99 ), 가장 아찔한 추억으로는 간장게장( $ 29.99)을 손꼽았다 .“소반의 간장에 절인 뾰족한 게다리는 모험을 각오해야 하지만 짜지 않은 게살은 아이스크림보다 진하게 사르르 입속에서 녹아든다 .”고 표현했다 .


이 작은 식당의 비밀무기는 옛날부터 늘상 먹던 따뜻한 밥을 뚝심있게 그대로 순수하게 제공하는 점이다 . MSG도 사용하지 않는다. 소반은 집에서 자주 먹는 소탈하고 간단한 음식을 깔끔하게 내놓고 있다.


"오픈 4개월만에 입소문이 나면서 한번 다녀간 손님들이 또 찾아와 맛있게 잘 먹었다고 저를 미국 고급 식당에 데려가 비싼 밥도 사주고 ‘요리 만드는 레시피를 가르쳐달라’, ‘소반 지점을 내라’고 권유를 많이 합니다 .”


소반(小盤)은 일명 ‘개다리 소반’이라고도 부르며 종가집에 귀한 손님이 오면 참한 며느리가 부엌에서 정성들여 차리는 간결한 개인상이다 . 1970년 초 이민 올 때 짐 가방에 어김없이 따라와 서양식 거실 구석에서 가끔씩 눈 마주치면 향수를 달래주는 장식 소품이 되었다 .


단골손님들은 소반 밥상을 '이모가 지어준 집밥' 이란 정겨운 별명을 붙여주었다 .소반의 별미 간간한 강된장 곁들인 쌈밥( $ 9.99)은 입덧하는 임산부의 잃어버린 입맛까지도 되살려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맛소문은 한인타운을 폴짝 뛰어 너머 할리우드 뒷산 밸리 벤추라 옥슨나드까지 퍼져 나갔다 .


소반의 영양밥은 알찬곡식이 구수한 현미밥이다 . 초록 봄나물이 한 상 가득 나란히 나란히 순서대로 정렬하면 식당 안 여기저기서 와우! 감탄사가 터진다 . 생선구이( $ 14 .99~ ) 갈비찜 ($ 35 )메인 메뉴가 등장하기 전 밑반찬이 펼쳐진 녹색식탁은 고즈넉한 절간에서 긴 시간 공들여 만든 사찰음식 향기가 난다 .
-- 매일 어떻게 이 많은 나물들을 일일이 다 만들 수가 있어요 ? 그 마법의 손을 좀 보여주세요 .--


“ 주방보조, 도우미들이 잘 정리하고 다듬은 나물을 저는 조물조물 무치고 양념만 하면 되니까 크게 힘들지 않아요 ”


보통 밥상에서 동그란 하얀 접시는 많이 사용해도 앙증맞은 정사각형 접시는 귀하다 . 소반의 도자 접시에 담은 반찬이 멋 낸 티가 안 나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패셔니스타처럼 은근 센스있다 . 쌈 쟁반 물미역 위에 달랑 1개 누운 풋고추도 푸드 디자이너 눈에는 서정 미학이 느껴지는 맛있는 디스플레이다 .


소반의 노부부는 식당 경험이 처음이다 . 식당 운영이 무엇인지 하나도 모른채 무작정 뛰어들어 대박을 쳤다 .양반들이 사는 동네에서 이웃들의 음식 잘한다는 부추김 하나로 시작한 식당이다 .


주 메뉴는 생선요리 (조림 ,매운탕, 지리, 구이) 매운 갈비찜 , 쌈밥, 한치 물회($ 24.99 ) 찌개 (된장, 김치),- 해물 두부전( $12.99 )등이다 .대중식당치고는 다른 집보다 가격이 좀 쎄다 . 그만큼 정성들인 음식이 가치가 있다는 당당함이다 .


소반은 집 떠나 로스앤젤레스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 코리아타운 맛집으로 입소문이 솔솔 퍼진 ‘천사의 밥상’이다 .한국의 엄마들은 자녀를 미국에 보내고 손수 밥을 못해주어 애면글면 ,온갖 애를 다 쓰다가 인터넷 검색을 하고는 그래 바로 이거야 ‘집밥 만세! ’를 부르며 자녀들에게 전화 건다 .


“하루종일 블로그를 뒤적여 찾아낸 맛집이다 . 집 생각 날 때 , 기운 없을 때 멀더라도 꼭 찾아가서 그 집 밥 자주 먹어라 ” 아침 저녁 국제전화 걸어 신신 당부하는 한국의 부모님이 많다 . SNS 톡톡 뉴스로 발 빠르게 퍼져나간 맛 소문 듣고 저 멀리 동부 뉴욕 , 텍사스 , 산타바바라 ,덴버에서도 찾아오는 타주의 여행객이 꽤 된다 .


- 한국에서도 식당을 경영하셨나요 ?-


“남편은 60살이 넘도록 식당하고는 거리가 먼 건설 일을 했구요 .저는 집안에서 사모님 소리 들으며 살림만 했지요 . 정말로 이 멀고먼 미국까지 와서 식당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


연륜이 묻어나는 ‘집밥의 달인’은 오로지 식구들 밥상을 그날 그날 성의를 다해 차렸고 그 마음으로 손님의 식탁을 준비한다 . 부부가 65세 넘어 식당 경영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건강한 몸과 정신만 믿고 겁 없이 뛰어든 한마디로 ‘용감한 창업’이다 .


--어떤 계기로 식당 오픈을 하셨나요 ?--

“ 주변에 사는 지인들이 솜씨 좋다고 칭찬하는 바람에 얼떨결에 식당을 개업했어요 .신문 광고 한번 낸 적 없어요. 우리집 음식은 화학조미료에 과잉반응 일으키는 앨러지 ,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 좋아해요 .”
소반의 음식은 대체로 친근하고 담담하고 여백이 있는 맛이다 . 산골짜기 자연속에 꽁꽁 숨어있던 산채 모듬 오롯한 반찬을 천천히 음미하면 이민생활의 이런저런 시름이 다 사라지고 싱그러운 에너지가 솟아난다 .


식당 전문소개 웹사이트 ‘옐프’(www.Yelp.com)의 소반식당 평가는 별 3.5이다 .소반 방문 감상평을 읽어본다 .
<Soban은 한인 타운의 서쪽 외곽에 있는 정체 모를 한국 레스토랑이다 . 그러나 경험해 본 결과 우리는 이 집이 ‘ Just another one of the homey gems in Koreatown.’ 코리아 타운의 편안한 집 ,또 다른 보석 중 하나라고 결론 내렸다 . >


코리아타운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LA 타인종들이 추천하는 소반 메뉴는 풍부한 해물두부전 ($12.99 pancake enriched),고등어구이(14.99 whole grilled mackerel), 오징어볶음( $ 14.99)


쌈밥에 곁들인 가지무침 , 콩나물 ,오이, 무채 각양각색의 반찬이 좌르르 깔린 식탁은 산골 아낙네의 일상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 들판에 지천으로 피어난 푸성귀를 치마폭에 가득 뜯어 한 잎 한 잎 다듬어 모내기하는 새 신랑을 위해 바구니에 이고 논두렁을 걷는 새참 풍경 말이다 .


-‘소반’ 맛 비결은 무엇일까 ? ‘소반’은 어떻게 ‘늘상 집에서 먹는 질리지 않는 맛’을 LA에서 낼 수 있었을까 ? -
“여기는 타향 . 흙과 햇빛 공기가 다른 까닭에 한국 토종맛이 같을 수가 없지요. 이익을 생각하면 한국 직송 재료를 못 쓰지만 좋은 재료 사용하는 것을 대환영하고 맛을 알아주며 반겨 주는 손님들이 있으니 조금 이윤을 챙기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남편은 생선전문 나는 나물전문’이라고 말씀하시는 안주인은 틈틈이 주방을 나와 밥 먹는 사람들 표정도 살피고 시래기 콩가루무침 , 샐러리 들깨나물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는 새댁들에게 손쉽게 나물 만드는 비법을 설명해준다 .


“먼저 샐러리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부드러워질 때까지 삶아냅니다 .프라이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 약간을 넣어 볶다가 샐러리와 들깨가루를 넣어 볶아주면 되지요 .나물 무치기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 자꾸 하다보면 솜씨가 늘어요 .”


-소반의 맛있는 현미 밥짓기 비결은 무엇인가요 ?-
“몸은 미국에 있어도 마음은 한국에 두고 온 사람들에게 가마솥 밥맛을 내주는 세계적인 브랜드 ‘휘슬러’의 압력솥이 제가 해본 Rice Cooker로는 제일이죠 . ”

- 소반의 맛 자랑 좀 해주세요. -
“소반의 최고 자랑은 김치입니다 . 우리집 김치 하나만은 미국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명품김치랍니다 .진짜 진짜 보증해요 .자신 있어요 .”


‘소반표 김치’는 땅속에 저장한 옛날 김장김치의 유산균 효소가 그득하게 살아있다 . 전라도의 감칠맛과 경상도의 깊은 맛의 결합이다 . 은근과 끈기 한국인의 정서가 농축되어 결코 녹록치 않은 식감이 은밀하다 .


“정신없이 일하다보면 온몸이 힘들어도 노력한만큼 돈이 쌓이니 보람있어요 . 창업하려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것은 왠지 모르게 식당업을 하다보면 자주 ‘무시 당한다’는 느낌을 받아요 . 그런 잡념은 얼른 버려야겠지요 . "

백년식당이 존경받고 셰프의 로망이 오너창업인 미국에서 요식업이 무시받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

어려서부터 화학조미료에 길들인 굳어진 혀에는 원재료 본래의 맛을 잘 살린 싱거운 듯한 소반 반찬이 입에 착착 감기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 허나 고혈압 , 당뇨병을 갖고 있는 성인들이 강추하는 소반의 웰빙식은 건강을 지켜주고 이역만리 타향살이의 애환을 달래줄 위로의 밥상이 분명하다 .


LA에서 식당으로 성공하면 미국 50개주 어느 지역에서 창업해도 사랑받는다 . 그만큼 LA는 미식가의 천국이며 맛으로 승부하는 경쟁력이 치열한 도시다 .


-소반 성공 Tip-
1;캘리포니아 생산 재료를 사용해서 한국 고유의 맛을 찾아내려고 쉴새없이 실험했다 .나물, 찌개 메뉴 연구를 1년 넘게 했다 .
2;한국음식의 간판인 된장 고추장 모두 공수해온 콩으로 메주를 직접 담궈서 밑반찬 양념으로 사용한다 .
3;내 가족 밥상 준비하는 마음으로 소규모 식당으로 시작하라 .
4;자존심은 집에 두고 식당에서는 겸손하게 손님을 대한다 .
So Ban Restaurant/
홈페이지 ;http://www.sobanusa.com/
주소: 4001 West Olympic Boulevard, Los Angeles, CA 90019-3258
전화번호; 323- 936-9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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