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탈출

이해왕

선교사

  • 비영리단체 한인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센터장
  •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기고

오이지는 다시 오이가 될수 없지만 맛있네요!

글쓴이: 이해왕  |  등록일: 06.25.2011 00:15:03  |  조회수: 4546

중독증 치유상담이나 회복모임을 진행하다보면, 일반은 이해할 수 없는 질문내용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질문 중에 가장 많은 것은 단연 “완전히 나을 수 있을까요?” 이다.

아마 이런 질문은 아주 오래전부터, 아니 중독문제로 고통을 당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싶을 것이다. 이 질문에 아주 적절한 답변이 하나 있다.

“오이지는 다시 오이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알코올, 니코틴, 마약 등의 중독물체에 중독되었거나 도박, 섹스, 인터넷게임 등의 중독행위에 중독되었던 사람을 “오이지(Pickle)”로 표현한 것이다.

즉, 자기의지(Will power)로 중독행위를 중단했던, 회복모임(Recovery meetings)이나 회복과정을 통해서 치유되었든, 한번 중독증에 처했던 사람은 평생 동안 중독의 불씨를 가슴에 묻은 체 남은여생을 조심하며 살아가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사실 회복은 치유과정을 통해서 중독적인 마음을 다스리며 재발로 될 위험이 있는 스트레스 상항들을 잘 대처하며 사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다. 그래서 혼자만의 의지로 중독행위를 중단할 경우에는 이런 학습의 기회가 결여되어서 재발위험이 더 커지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비관만 하며 살아갈 필요는 없다. 지난날 처참한 중독체험에서 무엇인가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오이지 한 병을 사들고 들어가서 회복모임을 진행했다.

우선, 한 여성 회복참여자에게 오이지 몇 개를 병에서 꺼내 먹기 좋게 썰어 달라는 부탁을 해 놓고, 서로 마음과 마음을 열고 회복모임이 절정에 달했을 무렵에, 오이지 병과 미리 썰어놓은 오이지 접시를 테이블 위에 내놓았다.

그리고 오이지 병을 들어 보이며, 모두에게 다음과 같이 3번 복창하게 했다.

“I am a pickle, I am not a cucumber!"
“나는 오이지일 뿐이며, 다시는 오이가 될 수 없다!”

삽시간에 회복 참여자들은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 분위기가 숙연해 졌다. 회복모임 참여자들은 얼굴을 붉히거나 머리를 끄덕이기도 했다.

잠시 후에 참석자들에게 썰어 놓은 피클 접시를 돌리며 맛보도록 했다.

한 참여자가 “아, 맛이 있네요!” 했고, 다른 참석자들도 “정말 맛있네요, 좀 더 주세요!” 했다. 이때, 필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그들을 격려 했다.

“여러분~ 맛있죠! 정말, 잘 보셨습니다!”
“비록 여러분이 중독문제로 영원한 오이지(Pickle)가 되었어도,
회복되시면 가정과 사회에서 이렇게 맛있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회복모임장소는 참석자들의 박수소리와 고무된 마음들로 열기가 가득해졌다.  시계를 보니 오늘도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회복모임이 끝이 났다.

가정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니..... 부부간에 손을 붙잡고 가거나, 남성 회복 참석자들은 서로 악수하며 “한 주간 승리하자”는 인사를 나누기에 바쁜 모습들 이었다.

그들이 다 돌아가고 나니,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또 저녁을 거른 것이 생각나서 라면을 끓이면서.... “오늘은 오이지로 반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

회복모임 참석자들의 얼굴 하나하나가 다시 떠오르면서....어느새 두 눈에는 눈물이 맺히고 가슴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끝)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전화상담: 909-595-1114
이메일 상담 counsel@irecove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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