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탈출

이해왕

선교사

  • 비영리단체 한인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센터장
  •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기고

동생의 인터넷도박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쓴이: 이해왕  |  등록일: 06.24.2011 21:59:30  |  조회수: 6499

컴퓨터와 인터넷이 일반에 보급 된지가 어언 20년이 되었다.

벌써 그간 게임을 많이 했던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돈을 만지면서부터 “인터넷 도박”에 빠진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음 상담사연과 답변은 가정에 게임이나 온라인 도박문제가 있는 부모들에게 자녀의 “중독 예방”과 “회복 안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상담사연 - 동생의 도박문제

 

남동생이 아무래도 도박에 빠진 것 같습니다. 남동생은 결혼해서 아이도 두 명 있는데, 결혼 전부터 변변한 직장이 없었습니다. 결혼하고 얼마 후에는 사업을 한다고 부모님께 손을 벌려 상점을 운영하다 몇 년 후 다 망하고 또 부모님께 손을 벌려 소매업을 시작했다가 지난 해 말 다 접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그저 사업 실패로만 알고 있었는데, 얼마 전 어머니의 말을 들어보니 “인터넷 도박”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엄청난 돈을 대주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일도 하지 않고 부모님께 돈을 달라고 강요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도 연로하시고 아직 신앙도 없으셔서 그저 걱정만 하고, 아들이지만 무척 두려워하고 계십니다.  남동생이 워낙 성격이 거칠어서 별로 대화를 하지 않고 지낸 터라... 지금도 깊은 대화는 시도도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아버지도 유약하신 분이라 남동생을 제대로 야단치지 못하시고요. 누나들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으니...... 언제부턴가 사회생활에 실패하면서 자연스럽게 도박에 손을 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남편이 몇 년 전부터 혹시 도박문제 있지 않느냐고 물어보긴 했는데, 아니라고 딱 잡아떼더군요. 그래서 그저 걱정만하고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습

니다. 부모님이 너무 고통스러워하시니 안타깝고 속상하고요. 이 일을 통해 부모님도 하나님을 의지하시기를 바랍니다. 또 남동생도 하나님이 만져주셔야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문제는 먼저 믿은 제가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는 것인지,..... 별 뾰족한 대안이 없어 이렇게 걱정만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도박치유센터는 별로 없더군요.

신앙 안에서 도박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있으면 정말 좋을 텐데요.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인지 선교사님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 상담답변 - 내 가정에 적용할 수 있는 회복방법으로 가족단위 치유계획을 세우셔야

 

남동생을 이리도 염려해주시는 누님께,

중독증 치유를 돕는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중독자들은 “중독증” 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것이며,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낫기가 어려운 병이므로, 가족들의 치유의식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남동생 성장과정에서 중독에 빠지기 쉬운 성격형성과 알려진 중독치유 방법들, 누님이 하실 수 있는 사항들, 그리고 회복시작에 예상되는 점들을 중심으로 답변을 드려 보겠습니다.

 

1. 남동생의 성장과정과 중독문제

가족 사항을 자세히 소개해 주시지는 않았지만 사연으로 짐작컨대, 누님들이 여럿인 가운데에 아들로 태어나서 부모님의 귀여움 독차지와 누님들의 돌봄으로 어려서부터 “자기중심적인 성격(Self-centeredness)”으로 성장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중독에 의존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업도 자신이 돈을 벌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서 상점과 소매업을 차려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이도 의존적인 형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마 결혼도 부모님들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이렇게 어려서부터 부모님이나 누님들이 모든 일들을 거들어 주셨기 때문에 자신이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의사만 표현하면 힘들이지 않고 쉽게 누릴 수 있는 상황에서 살다가 자녀가 2명이나 되는 가장으로 생활에 책임지는 일은 동생의 입장에서 쉽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 “현실도피”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을 것이고, 처음에는 게임으로 회포를 풀다가 사업으로 돈을 만지면서부터는 인터넷 도박을 했을 것 같습니다. 술 주량이 자꾸만 늘어나듯이 게임보다는 돈을 걸고 내기를 하는 도박이 더 흥분과 재미를 주었을 것입니다.

 

2. 알려진 중독치유 방법들

중독문제는 인류가 시작되면서부터 있어왔지만 수치심과 두려움 그리고 중독자의 심한 거부반응 등으로 중독증 치유방법에는 별로 월등한 방법이 개발되지 못한 실정 입니다.

누님이 “하나님이 만져주셔야 회복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종교적인 치유 접근방법도 있습니다.

그간 동생 자신도 인터넷 도박을 그만두려고 여러 번 시도를 해 보았지만 스스로는 끊을 수 없었을 것이고, 아내도 애원은 물론 여러 방법으로 남편의 도박절제를 시도해 보았을 것입니다. 여기다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은 물론 누님들도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셨을 것입니다.

이렇게 동생이 인터넷 도박을 선택해서 한 것이지만 나중에는 본인자신도 도박을 중단할 수 없었고, 중독문제가 없는 가족들의 힘으로도 동생이 도박을 끊게 할 수 없었음으로, 중독증은 인간의 힘보다 더 강력한(Powerful) 존재라는 점이 확인된 것입니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위대한 힘(Higher Power)”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 합니다.

1:1 심리 상담 및 정신 치료도 있습니다. 심리 상담이나 정신심리치료 시에 주의할 사항은 우울증 모양 의약품 치료를 건의할 때에는 Second Opinion을 구해보며 부작용도 고려해서 신중히 결정해야 좋습니다.

도박은 행위중독에 속함으로, 마약이나 알코올 모양 Mood를 바꾸어주는 물체를 체내에 투입한 것이 아니므로 병원치료나 주거치료 시설은 별로 없고, 주로 도박회복모임 모양 그룹치료를 많이 적용합니다.

아무리 유능한 1:1 상담자라고 해도 도박환자는 워낙 거짓말 기교가 탁월하고 거부반응이 심하기 때문에 계속 상담을 진행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Group 치료를 먼저 받으면서 낫고 싶은 동기의식이 생긴 다음에야 1:1 상담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현재 상황에서 누님이 하실 수 있는 사항들

중독증 치유에서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접근방법은 “선 가족 회복, 후 중독자 회복안내” 입니다. 누님부터 주위에 훌륭한 중독치유 상담자와 도박 그룹회복모임들을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1~2 곳을 직접 방문해서 어느 곳이 동생의 치유에 더 적합한지를 확인하셔서 회복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그리고 동생의 아내를 따로 만나서 그간의 고통을 위로해 주며 회복의 중요성을 설명해주고 개인 상담이나 가족 그룹회복모임에 함께 참석할 것을 권유해서 동생이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시기 바랍니다. 대부분 도박자의 아내들은 그간의 고통으로 너무나 지쳐있고 거부반응을 보일 수도 있으므로, 첫 상담이나 그룹회복모임에는

누님이 함께 참석해주시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그런 다음에 부모님들께 그간의 진척사항들을 설명 드려서 앞으로는 동생의 도박 빚을 갚아주시는 일은 삼가시고, 모든 경제적 지원이나 생활비는 도박 문제가 없는 며느님을 통해서만 도와주시도록 하셔야 합니다. 중독문제가 없는 배우자 주축으로 생활형태가 바뀌어야만 합니다. 돈이 없으면 자연 베팅을 할 수 없어서 도박을 덜 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동생을 도박회복모임으로 인도하는 일입니다. 무척 어려울 것입니다. 동생의 심한 거부반응과 두려움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도박회복모임에 참석한 가족들도 똑같이 또는 이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남편이나 동생을 회복모임으로 나오도록 성공했다는 점을 이해하시고 우리 가족들도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신념을 가지시기 바랍

니다. 제가 11년간 중독증 치유사역을 해온 경험에 의하면 자진해서 회복으로 나온 중독자들 중에 치유가 된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처음에 가족들의 각가지 노력과 최후통첩으로 마지못해 나온 사람들 중에는 치유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4. 온라인 회복모임과 90일간 90회 회복모임 참석 슬로건

제대로 체제를 갖춘 중독증 치유역사는 1935년부터 시작된 미국 알코올 회복모임(AA)에서 유래되었고, 알코올 회복모임 참석자들 간에는 “90 Days 90 Meeting” 이라는 슬로건이 생겨났습니다.

1990년 초에 인터넷이 일반에게 보급되기 이전에는 사실상 90 Days 90 Meeting 슬로건을 이행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 대개 회복모임들은 1주에 1~2번 모임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무리 여러 모임에 참석하려고 해도 1주에 2~3회 이상은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 개발로 주 7일 24시간 수시로 온라인 회복참여가 가능해 졌습니다.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에서는 중독별 상담 및 문서회복자료 사이트(www.irecovery.org)와 중독별 온라인 회복모임 광장(www.werecovery.org)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라디오 코리아의 중독 탈출 칼럼도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거주지에 있는 “실제회복모임(Offline meeting)”에 참석하면서 온라인 회복을 병행하셔야 좋습니다. 이유는 실제회복모임을 통해서 거부반응을 내려놓은 다음에 온라인 회복을 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거주 지역에 해당 회복모임이 없는 경우에는 온라인 회복에 참여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회복모임이 전혀 없는

해외 지역에서 온라인 회복으로 치유된 가정들이 있습니다.

 

5. 종교와 중독증 회복

누님께서 “하나님이 만져주셔야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하신 말은 100% 맞습니다만, 감히 “종교와 중독증 회복”을 거론해 봅니다.

실제로 회복모임에는 장로님, 안수집사, 목회자 자녀분들도 중독문제로 참석합니다. 이분들이 신앙심이 약해서는 아니라고 봅니다.

목사님도 건강을 잘 돌보지 못하면 질병에 걸릴 수 있듯이 중독자들도 유전, 환경, 또는 학습 등으로 중독증에 처한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고혈압이나 암 병과 같이 중독증 치유에도 전문치유와 종교적인 믿음생활을 병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문치유가 왜 중요한지 한 가지 이유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성경시대의 난치병 환자들과 오늘날 중독자들과의 공통점은 모두 “낫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다른 점은 성경시대에 기적적으로 병 고침 은혜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가 낫기를 간절히 원했던 것에 비해서, 중독자들은 하나같이 낫기를 완강히 거부하는데 있습니다.

요한복음 5장 5절의 삼십팔 년 된 병자가, 예수님께서 “Do you want to get well?” 하고 물어보셨을 때에, 오늘날 중독자들과 같이 “No” 라고 대답했다면 과연 예수님께서 기적적인 병 고침 은사를 내려주셨을 가를 생각해볼 일입니다.

중독자들이 기적적인 치유은혜를 받기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중독 병에 처했음을 인정하고,  천사와 같은 가족들의 회복도움을 기꺼이 수락해서, 중독이 더 깊어지기 전에 회복모임에 참석해야 할 것입니다.

회복 12단계 원리는 1930년대 교회에서 영적치유를 시도하던 미국 알코올 중독자들에 의해서 자신들의 영적회복에 알맞게 만든 것으로 기독교 사상에 입각한 중독증 치유원리입니다.

따라서 동생분이 12단계원리를 적용하는 도박회복모임에 참석하면 중독증 치유와 함께 신앙심도 자연 함양될 것입니다.

 

6. 회복시작의 어려움과 회복간섭의 중요성

흔히 가정에 중독문제가 있으면 가족들 모두는 중독자가 아닌 입장의 잣대로만 “대질(Confrontation)”을 해서 본의 아니게 회복안내를 지연시키게 됩니다.

미국사회에는 “회복간섭(Intervention)” 유료기관들이 있을 정도로 한인 중독가정에서도 대질이 아니라 회복간섭으로 중독자를 이해하고 병으로 인식시켜서 회복기관으로 안내하는 것이 회복시작의 첫 과제일 것입니다.

좀 답변이 길어졌습니다만, 한 가정을 구한다는 마음으로 성심껏 답변을 드렸습니다. 누님께서 도박중독을 이해하시고 동생을 회복으로 안내하시는데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끝)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전화상담: 909-595-1114
이메일 상담 counsel@irecove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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