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탈출

이해왕

선교사

  • 비영리단체 한인중독증회복 선교센터 센터장
  • 미주한국일보 오피니언 기고

중독증 회복 - 한인과 미국인의 문화적 차이점

글쓴이: 이해왕  |  등록일: 10.12.2011 16:30:54  |  조회수: 4787

상담학에서는 처음 회복 기관에 전화를 걸을 때부터 회복이 시작된다고 본다.

요즘 부모가 전화를 걸어오면 대부분 자녀의 게임이나 마약문제 상담이고, 아내가 전화를 걸어오면 90%는 도박이고 10%가 알코올과 마약문제 이다. 때로는 도박, 알코올, 마약 모두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중독증이든 가족들이 상담기관이나 회복치료기관에 처음 연락해 올 때에는 이미 중독자가 많이 망가진 것은 물론 배우자나 부모도 심신이 모두 지쳐버린 경우가 대부분 이다.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는 육체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만, 도박 중독은 외관상으로 별다른 증상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서 일명 “감추어진 병(Hidden Disease)” 라고도 한다. 그래서 인지 도박이 다른 중독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끊기가 어렵다.

도박은 가정경제와 경력이 다 망가지고, 알코올은 간이나 다른 장기들에 손상을, 그리고 마약은 심장과 뇌 기능에 급격한 마비를 초래해서 어느 중독이 더 심하고 덜하다고는 말할 수 없으며, 이들 모두는 중독진행단계의 막바지에 달해서는 육체적 질병, 심리적 장애, 자해, 사고사, 또는 자살 등으로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한인들과 미국인들 간에 중독에 처하는 비율은 대략 3:1로 볼 수 있다. 중독 기간이나 회복치유로 나오는 기간도 한인들은 미국인들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경향이다. 도박의 예를 들어보면 미국인들은 도박으로 자신의 돈이 다 떨어지고 나면 핵가족체제와 가족들의 개인주의적인 경향 때문에 한인들과 같이 친인척이나 친구들로부터 도박자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빨리 Hit Bottom에 처한다. 이에 비해 한인 가정들을 대가족 체제인데다가 자녀에 대한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과 지원 그리고 가족들의 의존성(Co-dependency) 때문에 미국인들 보다는 도박으로 잃어버리는 금액이나 도박기간이 더 길어지게 된다.

모든 질병이 악화될수록 치유되기가 더 어려운 것처럼, 중독 병이 깊은 사람은 치유가 힘들고 회복기간도 자연 오래 걸리게 마련이다.

한인 부모들이 전화 상담에서 가장 염려하는 공통점 중에 하나는 우리 애는 영어만 해서 한인 모임에 참석할 수 없다는 말들을 하며, 대부분 미국 회복모임을 선호하지만, 미국인 회복 기관에 참여시킬 경우 부모는 영어를 잘 구사 할 수 없어서 정작 자녀를 회복으로 안내하는데 주요 역할을 해야 할 부모는 미국인 가족모임에서 겉돌기가 쉽다.

무엇보다도 아무리 한인 자녀가 미국식 교육을 받아서 영어를 잘 구사하고 사고방식이 미국화 되었다고는 해도, 자녀는 한국식 가정문화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전인적인 치유가 필요한 중독증 회복에는 한인문화권 회복모임에서 치유를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또, 미국 부모들은 여러 대에 걸쳐서 Tough Love를 실천해온 가정문화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부모와 자녀 간에 Tough Love가 잘 적용될 수 있다. 반면 한인가정은 사랑과 의존성이 심해서 Tough Love 실천이 어렵다. 그래서 한인 중독자녀들은 망가질수록 더 부모에게 의지한다.

대부분 중독으로 치닫는 자녀들은 IQ가 높고 내성적인 사람들로 일단 중독에 처하면 자신이 하는 중독물체나 중독행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단지 주위 사람들이나 환경만 탓하는 것이 통상이다. 미국식 교육을 받은 교포 자녀들은 자신의 중독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끝도 없이 미국식과 한국식의 이로운 점들만 챙긴다.

실례로 20~30대 중독문제 자녀들은 부모의 집에서 기거하면서 온종일 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을 하며 지내는 자녀들이 많다. 일부 부모들은 내가 세상을 뜨고 나면 저 애를 누가 도와줄까 염려해서 중독문제 자녀가 평생 일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재정적 기반까지 만들어 주려고도 한다.

한인 부모들의 사랑과 희생정신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단지 이런 부모의 심리를 이용하는 중독자녀들이 문제이다. 일을 하지 않고도 부모의 재산으로 평생 중독행위를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상태에서는 자녀가 중독행위를 끊고 싶은 동기의식을 갖기가 어렵다.

10대 자녀가 마약을 해서 경찰에 적발되었을 경우에 대부분 한인 부모님들은 자녀의 장래를 염려한 나머지 변호사를 선임한다든지 베일 본드를 사주어서 못처럼 자녀가 스스로 잘못 한 점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부모가 대신 막아주는 반응들을 보인다. 5~10여 년간 계속 약물을 한 자녀가 집안을 부수거나 성격이 난폭해져서야 이를 참다못한 부모들은 집에서 내보내거나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하기도 하며, 아예 경찰에 신고해서 자녀를 감옥에 보내려는 부모들까지 있다.

자녀는 끝까지 자신의 중독문제를 부인하며, 부모들은 중독의 특성과 치유방법을 잘 몰라서 방황한다. 중독증 치료에는 병원치료, 주거치료, 외래치료 3가지 방법이 있지만, 이중에서도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외래치료인 12단계 그룹회복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인 회복모임들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중독가정 부모들부터 회복으로 나와야만 우리 문화에 알맞은 한인 중독증 회복모임들도 더 생겨나게 될 것이다. (끝)

이해왕 선교사
한인 중독증회복 선교센터(www.irecover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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