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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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만남과 결혼]92년생, 23세 처녀 결혼하기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9.12.2017 23:07:39  |  조회수: 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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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앞선 데서 현장을 보는 사람 중 한명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최근 10~20년간 다양한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결혼문화는 전통과 관습의 영향권에서 오래 머물러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화의 양상이 미약했지만, 그럼에도 최근 들어 하나의 큰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바로 만혼 추세가 주춤하면서 결혼을 일찍 서두르는 조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결혼문화는 대략 20년 주기로 굵직굵직한 변화를 보여왔다. 만혼의 경우, 90년대에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2015년 현재 완전히 정점에 이르렀다. 결혼적령기는 더는 늦춰지지 않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결혼은 인간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하는 일이고, 결혼을 더 늦게 하다가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생활이 힘들다는 우려가 표면으로 나타난 것이기도 하다. 달이 차면 기울고, 음양의 조화가 작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후 결혼하는 그녀는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92년생, 우리 나이로 24세로 말 그대로 꽃띠 청춘이다. 올해 명문대를 졸업하고, 바로 대기업에 취직까지 한 그녀 앞에는 커리어우먼의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결혼을 결정한 것이다. 물론 그녀 집안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느닷없는 일은 아니었다.

중견기업 임원인 그녀의 아버지는 딸이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결혼을 일찍 시키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유달리 영민하고 외모도 출중해서 어렸을 적부터 주목을 받아온 딸을 둔 아버지로서 유능한 인재로 키워서 멋진 여성으로 살게 하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왜 결혼을 빨리 시키려고 했을까? 그녀 아버지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내게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인생의 가치를 어디다 두느냐에 따라 다른 거 아닙니까? 우리 사회가 아무리 양성평등이다, 개방되었다고 해도 미래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딸 세대는 여자 인생에서 결혼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따님이 사회생활도 좀 하고, 이성도 폭넓게 만나면서 경험을 쌓는 게 훌륭한 배우자를 찾는 데 꼭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물론 그래서 안목을 갖추면 좋죠. 하지만 그러면 나이가 들잖아요. 공부나 직장생활은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적지만, 결혼은 옆에서 도와주고 챙겨줄 수 있죠. 아이가 놓치는 부분은 부모가 봐주고, 함께 생각해서 해결하고….”
“좋은 대학 나와서 능력을 펼치면 그것도 결혼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고요.”
“결혼하면 일 못하나요. 그것도 편견이죠. 그리고 만에 하나, 결혼해서 일을 못할 상황이라고 해도 괜찮아요. 난 직업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는 결혼을 잘해서 얻는 부분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생각은 확고했다. 그리고 딸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그런 조언을 했고, 딸도 수긍했다는 것이다. 가장 결정적으로 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만혼에 대한 걱정이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여자의 경우 나이가 어릴수록 만날 수 있는 상대가 많아지고,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보다 한발 앞서서 딸의 결혼을 준비했다.
물론 지금은 결혼적령기라는 개념이 모호해졌지만, 사회통념상 결혼하면 좋은 나이는 여전히 우리의 인식 안에 있다. 그 시기를 놓치고 나면 능력이 뛰어나도 결혼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을 우리는 많이 목격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여자의 나이가 결혼에서 중요한 조건이 되기 때문에 딸을 둔 부모들은 만혼을 걱정한다. 만혼의 후유증을 본 부모님들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오히려 조혼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런 변화의 주체는 아버지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보고 들어서 잘 알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딸이 대학 졸업반이 되자 내게 본격적인 소개를 부탁했다. 내 입장에서는 소개하기가 편했다. 젊고 능력 있고, 예쁘고, 거기다가 나이도 어린 여성은 모든 남성이 희망하는 이성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한가지. 나이가 어리면 순수해서 많이 안 따지고, 느낌이 좋으면 올인한다. 세상을 잘 모른다는 것은 철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성에 대한 감동이 있다는 것이다. 콩깍지가 씐다는 것도 그래서 젊은 나이에 가능하다. 딸에게 3명의 남성을 소개했다. 3명 모두 여성들이 선망하는 스타일이었다. 만남 결과는 다 좋았다. 그녀는 그중에서 고루 갖추고, 인성도 좋은 건강한 한 남성을 선택했다. 딸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결혼이 너무 빠르지 않아요? 친구 중에 제일 처음이죠?”
“그죠…. 다들 깜짝 놀라죠. 속도위반 아니냐고도 해요. 친구 중에는 부케 받을 애가 없어요. 부케 받고 6개월 안에 안 하면 6년 후에나 한다는데, 미신이라고 해도 결혼 계획조차 없는 애들이 받겠어요?”
“그렇겠네요. 대학 졸업하고, 이제 사회생활 하면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것도 좋을텐데. 그런 아쉬움은 없어요?”
“전 ‘도 아니면 모’라는 그런 생각은 안 좋은 것 같아요. 결혼한다고 직장 안 다닐 것도 아니고, 가정이 있다고 해서 거기에 얽매이는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심리적으로 안정되니까 더 일에 집중할 수 있죠.”

내가 보기에 딸과 아버지가 판단을 잘했다. 딸이 서너살 나이가 들어서 20대 중후반이었다면 평범한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 딸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였고, 그래서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이다. 5월의 신부가 되는 그녀의 행복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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