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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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만남과 결혼]쌍둥이 자매 한 남자와 각각 맞선 본 결과는?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7.04.2017 20:05:05  |  조회수: 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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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똑같았다.
함께 가입한 쌍둥이 자매 앞에서 나는 몇 번이나 언니, 동생을 헷갈리고 말았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대학은 다르지만,
디자인을 전공하고 의류사업을 같이 하는
10분 차이 쌍둥이 자매의 이성상은 어떨까? 그것까지 똑같을까?

 


“요즘 여자들은 우락부락한 스타일 별로라던데, 전 좀 남자답고 강한 사람이 좋더라고요. 제가 여리고 소극적인 면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언니)
“전 외형적으로 딱히 어떤 스타일 그런 거 보다는요. 제가 스포츠를 좋아하니까 같이 할 수 있는 사람, 제가 매운 거 좋아하는데, 같이 즐길 수 있는 사람, 일단은 그렇네요. 만나보면 어떤 사람과 맞는지 더 확실하겠죠.”(동생)

언니는 이성상이 분명한데 비해 동생은 다소 범위가 넓었다. 언니는 본인 표현 그대로 소극적인 데 비해 동생은 활달하고 적극적이었다. 본인 말로는 딸만 둘 뿐이라서 부모님에게 아들 노릇 하는 자식 하나 있어야 할 것 같아 노력한 결과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친 후 마침 점심때라 쌍둥이 자매와 식사를 같이하게 되었다. 간단하게 먹을 요량으로 근처 단골 음식점에서 셋 다 김치 볶음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음식이 나왔는데, 자매의 것에 노른자가 2개인 달걀 프라이가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세 사람 다 무슨 우연인가, 싶어 신기해하며 웃었는데, 알고 보니 나를 잘 아는 주방장이 쌍둥이 자매를 보고 센스 있게 달걀을 2개씩 부쳐준 것이었다. 그런 재미있는 일까지 있어서 자매와 더 가까워졌고, 서로 솔직하게 얘기해가며 맞선을 주선하기 시작했다. 우리끼리는 쌍둥이 자매가 이성상까지 같았으면 소개가 어려웠을 텐데, 다행이라는 말을 했다.
사실 쌍둥이 중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재미있는 것은 쌍둥이들이 이들 자매처럼 커서도 같은 방을 쓸 정도로 친밀할 수도 있지만, 라이벌 의식 비슷한 경쟁심이 매우 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억나는 일은 10여년 전에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비슷한 시기에 가입했는데, 서로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두어 달 비밀리에 미팅했는데, 하필이면 단체미팅에서 만난 것이다.
자매는 “친구 결혼식 간다”, “소개팅 받는다”고 핑계를 대고 참가를 했는데, 서로를 속인 것을 들켰으니 민망해서인지 괜히 시비를 걸어 말다툼했다고 한다. 이후로도 이 자매는 서로 남성까지 체크해가면서 담당 매니저를 힘들게 했다. “왜 우리는 똑같이 생겼는데, 쟤가 만나는 남자가 더 잘생겼냐?“는 식이었다.

 
참 묘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것이 생긴 건 똑같아도 서로 호감을 느끼는 이성이 다르고, 이성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건 성격과 스타일 때문이다. 다른 조건이 안 좋아도 성격이나 스타일이 맞으면 잘되는 게 남녀 만남이다. 남녀관계의 이 오묘한 섭리는 이 자매에게도 통했다. 20대 후반의 적당한 나이, 규모는 작아도 나름대로 실속있는 사업체를 갖고 있어서인지 자매와 어울릴만한 남성들은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먼저 언니가 첫 만남을 가졌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다. 3형제의 장남인데, 훤칠하니 남자답고, 책임감도 강한 남성이었다. 언니를 만난 남성은 일말의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다 괜찮은데, 너무 얌전하네요. 저희 집은 아들 형제만 있다 보니 분위기가 삭막할 정도거든요. 그래서 어머니가 내내 애교 많고 귀여운 며느리 보고 싶다고 하셨고, 저도 그렇거든요.”
활달한 여성을 원한다는 것이다.
언니에게 남성을 만난 느낌을 물어보니 별 감정이 없다고 한다.
“제가 대표님께 말씀드린 남성상과 비슷한데, 만나보니 그저 그렇네요. 막연하게 생각한 거랑 실제 만남은 정말 다른가 봐요.”


남성은 아쉬워했고, 여성은 아니라고 했다. 여지가 남아있는 남성 입장에서 고민해봤다. 다른 조건은 다 좋은데, 성격이 아쉽다? 활달하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떠오르는 여성이 있었다. 바로 쌍둥이 자매의 동생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내가 좋다고 해서 이뤄질 만남은 아니었다. 이미 언니와 맞선을 본 남성이라 동생을 만나는 것을 꺼릴 수도 있고, 언니 입장에서도 자신이 만난 남성을 동생이 만나는 것이 어떨지 모르고, 동생 역시도 언니가 맞선을 본 남성을 만난다는 보장도 없었다. 언니, 동생, 남성, 세 사람 모두에게 동의를 구해야 했다. 상황을 풀어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나는 이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고, 세 사람과 따로따로 만나서 솔직하게 얘기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언니분과 그 남성이 사귄 것도 아니고, 한번 만난 것뿐이라 서로에 대해 아무런 감정이 없습니다. 남성은 활달한 성격의 여성을 원하는데, 동생이 바로 그런 여성입니다. 두 사람 모두 원만하고 괜찮은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한번 만나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남성은 흔쾌히 받아들였고, 동생도 언니와 상의한 끝에 만나보겠다고 했다.


“언니가요. 자기한테는 안 맞지만, 저랑은 어울릴 것 같대요.”
“두 분이 잘되면 언니가 제부될 분을 먼저 면접 본 거네요? 잘되면 언니한테 한턱 크게 쏘세요!”
많은 고민, 이해가 필요했던 만남이라서 그런지 두 사람은 지금 잘 만나고 있다. 다행히 언니도 얼마 후 본인의 말대로 “코드가 맞는” 남성을 만났다. 쌍둥이를 다 이런 방식으로 매칭하는 건 아니다. 이건 특별한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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