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진의 결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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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만나 결혼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이웅진의 26년차 결혼이야기를 통해 인연의 중요성과 결혼의 행복함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쌓아둔 26년이 연애의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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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스토리 ] 내가 그날 새벽 2시에 산에 올랐던 이유
06/28/2017 09:57 pm
 글쓴이 : sunwoo
조회 : 1,523  


내가 그날 새벽 2시에 산에 올랐던 이유
- 선우 CEO 이웅진

지난 6월24일

오랜만에 초등학교 모임이 있었다.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날 때면 온몸을 옥죄는 긴장에서 벗어나 무장해제가 되곤 한다. 그날도 그랬다. 자정을 넘기도록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려니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감정과 기억들이 다 쏟아져 나오는 기분이었다.

새벽 1시에 집에 들어와서는 요가 매트를 깔고 운동을 했다. 어지간해서는 운동을 빼먹지 않는데다가 가슴에서 열기가 가라앉지를 않아서 진정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말 그대로 달밤에 체조를 1시간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온몸이 흥분상태였다. 이대로는 잠이 들 것 같지 않아 무작정 집을 나섰다.그 시간에 내가 갈 곳이라고는 딱 한 군데 밖에 없다. 산이다.
 
새벽 2시,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서 깜깜한 산길을 걸어 북한산 형제봉으로 향했다. 간혹 느껴지는 인기척에 화들짝 놀란다. 새벽기도를 하러 온 사람들인 것 같다. 무서운 마음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1시간 코스를 정주행했다.

시원한 새벽공기가 머릿속을 채워간다. 오랜만의 심야 산행이었다. 돌이켜보면 20대에는 1주일에 2-3번은 산을 찾았다. 열정과 에너지를 감당할 수 없었던 때였다. 또 이상은 높은데, 현실이 뒤따르지 않아서 울분이 쌓였던 때이기도 했다.

당시는 주로 도봉산에 올랐다. 도봉 삼봉 중 하나인 만장봉은 주변에 뽀족한 바위들이 많아서 올라가는 데만 빠른 걸음으로도 3-4시간 걸리기 때문에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오를 수 없는 난코스였다. 희미한 후레쉬 불빛도 곧 사그라들었다. 건전지 살 돈도 없어서 오로지 감각에 의존해서 어둠을 뚫고 걸을 뿐이었다.

 

 

선우산.png
그렇게 힘을 소진하고 산에서 내려오면 신설동 뒷골목 허름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잔을 부딪히곤 했다. 유창선, 전정식, 김진경, 그리고 나. 우리 넷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답답함을 술로 풀었다. 지금은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싸구려 곱창의 연기는 아직도 그 매캐함이 느껴질 정도로 기억이 선명하다. 깡소주 마실 돈도 없던 우리들에게 그 질 낮은 곱창 안주는 호사였다. 그나마 목수로 일하면서 돈을 벌던 한 친구의 주머니를 털어 우리의 어느 젊은 날은 그렇게 흘러갔다.
 
그 시절, 독서회 사업은 기울고 있었고, 아직 창창한 20대 중반에 삶을 포기할 수도 없던,
그 시절에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낼 방도가 없어 어쩔 줄 모르던 나에게 산이 보였다. 목구멍까지 뭔가가 치밀어 올라 소리 한번 크게 지르고 싶었던 나로서는 밤이고, 낮이고, 시간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나섰던 길이 첫 심야산행이었다.
 
첫날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에 만족했다.
그 다음에 올랐을 때는 산이 보이고, 세상이 보였다.
그 다음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은 혈서를 썼다.
검정고시 학원에 다닐 때 은사이신  최승호 선생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다.
"보다 깊고 의연하라. 세상의...."

내 마음을 울렸던 선생님의 말씀을 삶의 지표로 삼기 위해 손가락을 깨물어서 백지에 “보다 깊고 의연하라.”고 썼다.
 

가야 할 방향도 없고, 돈도 없고, 그래도 걷지 않으면 안되던 20대의 한 시절.

어마어마한 열정이 있음에도 풀어낼 길이 없던 나는 일부는 술과 유흥 같은 걸로 풀고, 일부는 이렇게 산에 오르면서 풀어냈다. 그러면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고, 선우를 시작하고, 오로지 나 자신의 전투력과 전술로 장벽을 넘으면서 모든 일을 나 혼자 다 할 수 밖에 없는, 마치 각개전투를 하듯 그렇게 20여년을 살아왔다.

얘기를 풀다 보니 등산 애찬론처럼 되었다. 늘 깨어있으라고 스스로를 다그치며 살다 보니 자면서도 일하는 꿈을 꾸고, 온몸의 긴장이 풀리지 않아 열에 들뜨는 때가 있다. 이런 증상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모르지만, 난 기꺼이 이런 몸과 마음의 각성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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