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phone_android 213-435-1113
sunoola

[선우스토리-7] 반전의 서막이 된 첫 번째 신문기사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5.03.2017 19:55:32  |  조회수: 2545

임대료 밀려서 잠긴 사무실에서 흘린 통한의 눈물

 

초창기 눈물나는 장면 하나.
김동일 선생님의 학원에서 나와 신설동에 보증금 200만원, 월세 OO만원에 작은 사무실을 얻어서 <모인기획>을 차린 지 두어달 되던 때였다. 어느 날 아침에 출근을 하니 사무실 문이 잠겨있었다. 옆 사무실에 물어보니 관리실에서 잠궜다고 했다. 순간 임대료가 1달 밀린 게 생각나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잠긴 사무실 앞에서 서성이는데, 안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 한통은 내 밥줄이나 다름없었다.
’저 전화를 받아야 내가 사는데..‘하는 절박함이 밀려들었다.
그날따라 따르릉 전화벨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얼굴에 철판을 깔고 관리실에 올라가서 사정을 했지만, 밀린 임대료를 안내면 절대 사무실 문을 열어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들에게 나는 임대료가 밀리면 언제 야반도주할지 모르는 영세 사업자일 뿐이었다. 하긴 내 상황이 그랬다. 당시 나는 사무실이 있던 신설동 주변에서 아는 사람들의 집을 전전하면서 말 그대로 ’동가숙서가식‘하는 신세였다. 부모님 전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소까지 팔아서 시작한 독서회 사업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내 인생도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절망의 끄트머리에서 마지막 기회라는 배수진을 치고 문전걸식하면서 간신히 사무실을 얻었는데, 또다시 끔찍한 상황에 부딪힌 것이다.

 


카드깡으로 급전을 구해서 다시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어

 

당시 데이팅사업은 음성화되어 있었다. 남성이 회비를 내면 여성을 2회 만날 수 있는데, 여성은 회비가 무료였다. 그러다 보니 업체들은 어떻게든 여성들을 많이 확보해서 남성들에게서 회비를 받아 챙기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데이팅은 묻지마식 만남이 되는 추세였다. 내 사무실에도 종종 여성들이 찾아와서 “남성을 만나줄테니 회비 5만원 받으면 나한테 1만원을 달라”고 은밀한 제안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배가 고파도 굶었으면 굶었지 거기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았다.

 

제대로 된 사람들을 모아서 건전한 만남을 주선해보자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고 싶었고, 그래서 출발부터 제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밀린 임대료를 내야 사무실 문을 열어준다는 관리실의 통보에 할 수 없이 급전을 구하러 다녔다. 예전에는 카드깡이라는 것이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는 것과 비슷한데, 카드로 1000만원을 빌리면 선이자로 150만원을 떼고 850만원을 빌릴 수 있었다. 마침 독서회 회원 중에 이런 일을 하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있어서 친구의 카드를 빌려서 카드깡을 했다. 그렇게 해서 간신히 다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안도의 한숨과 함께 눈물이 났다.

 

 

첫 번째 신문기사가 나를 살렸다.

 

데이팅 사업의 음성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기혼자들, 특히 유부남들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확성기라고 들고 나가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사는 사업은 당신들 불륜 상대 대주는 곳이 아니라고 말이다.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 그 즈음,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내 노력이 가상해서 신이 행운의 여신을 보내준 것인지, 반전의 기회가 왔다.

 

이전 독서회 사업 시절에 알게 된 스포츠조선 김동국 기자가 생각났다. 지금은 축구전문 매니지먼트 ㈜지센 대표인데, 서울대를 나온 엘리트 기자로 의협심 강한 선비 같은 면모를 가진 사람이었다. 김동국 기자라면 내 진심을 알아주고 이해해줄 것 같았다. 무작정 김기자를 찾아가서 새로운 결혼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은데,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사정 얘기를 했다.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들은 김기자는 사업의 현황과 전망을 잘 파악해서 기사를 썼다.

 

보통 사업체 소개기사를 쓸 때 전화번호를 넣는 경우는 거의 없다. 광고비 받고 쓰는 기사다, 청탁성이다, 이런 오해 때문이다. 그런데도 김기자는 회사명과 전화번호까지 넣어주었다. 과하다 싶은 큰 은혜를 입은 것이다. 언론에서 인정해준 최초의 기사였다. 기사가 나간 후 문의전화가 급증했고, 회원가입도 늘었다. 헝그리 정신으로 악착같이 버텨온 내 인생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반전의 서막이었다.

 

 

모인기획.png

 

 



선우공식블로그
http://blog.naver.com/sunoo1111

 

커플닷넷
http://www.couple.net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unoo1111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unoo.weddingTV

DISCLAIMERS: 이 글은 각 칼럼니스트가 직접 작성한 글로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작성자에게 있으며, 이 내용을 본 후 결정한 판단에 대한 책임은 게시물을 본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는 이 글에 대한 내용을 보증하지 않으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발생하는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라디오코리아의 모든 게시물에 대해 게시자 동의없이 게시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 등의 행위는 게시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단으로 수정 · 복제 · 배포 · 전송하는 경우 저작재산권 침해의 이유로 법적조치를 통해 민,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This column is written by the columnist, and the author is responsible for all its contents. The user is responsible for the judgment made after viewing the contents. Radio Korea does not endorse the contents of this article and assumes no responsibility for the consequences of using this information. In principle, all posts in Radio Korea are prohibited from modifying, copying, distributing, and transmitting all or part of the posts without the consent of the publisher. Any modification, duplication, distribution, or transmission without prior permission can subject you to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전체: 1,104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