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

이웅진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 현) 웨딩TV 대표이사
  • 전) 우송 정보 대학 웨딩이벤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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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나쁜 여자와 눈 나쁜 남자의 환상적인 만남

글쓴이: sunwoo  |  등록일: 06.06.2016 23:08:36  |  조회수: 7524

피부 나쁜 여자와 눈 나쁜 남자의 환상적인 만남 

 

30대 초반의 그녀는 집안 좋고, 학벌과 직업 역시 좋은, 소위 엄친딸이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부모 속 썩인 적 없는 아이거든요. 결혼을 못해서 걱정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어머니. 결혼을 못한 게 아니라 조금 늦어진 거죠. 만남이 엇갈리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혹시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는 건 아닐까요? 소개를 많이 받았는데, 걔 좋다는 

     남자가 없었거든요.” 

 

어머니가 내민 사진 속의 딸은 환하게 웃는 모습이 싱그러워 보였다. 


    “직접 만나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인상이 나쁘지는 않은 걸요.” 

 

내 말대로 직접 만나보지 않아서 잘 모르는 것이었다. 흠 잡을 데 없는 조건을 갖춘 터라 딸의 소개는 그런대로 잘 진행되었다. 문제는 만남 결과였다. 그녀는 만난 남성들은 한결같 이 “사람은 좋은데, 느낌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돌려서 말하는 것은 외모나 인상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공통된 결과를 놓고 여성을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실제로 보니 외모는 괜찮은 편인데, 피부상태가 상당히 안좋았다. 여드름 자국이 크게 남아 피부가 얽은 것처럼 보였고, 피부색도 어둡고. 혈색도 안좋았다. 

 

남성도 그렇지만, 특히 여성은 피부가 외모를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피부가 좋으면 얼굴이 환해서 더 예뻐보이고, 다소 처지는 외모도 어느 정도 만회가 된다. 그런데 이 여성은 반대로 피부가 외모를 깎아먹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솔직하게 진단했다. 

    “지금 급한 것은 맞선이 아니라, 피부과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피부는 몸의 상태와도 관련이 있으니까 건강검진도 받아볼 필요가 

     있고요.” 

 

그녀는 후회 가득한 어투로 말했다. 


    “피부 이식이라도 받아야 할까 봐요. 학창시절에 공부하느라 제대로 얼굴을 

     가꿀 시간도 없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공부하지 말고 거울이나 보고 있을 걸 그랬어요.” 

    “그건 극단적인 얘기고요. 그렇게 해서 얼굴만 예쁘다고 한들 인생이 

     잘 풀렸겠어요? 아직 젊으니까 충분히 상황을 만회할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죠.”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 나는 계속 그녀에게 누구를 소개시켜야 할까를 고민했다. 피부 상태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리고 피부가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얼굴이 있었다. 그녀처럼 좋은 가정환경에서 잘 자라고, 성격이 찬찬한 여성을 찾는 남성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남성은 고도근시여서 안경을 써도 교정시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녀의 얽은 피부가 잘 안보일 수도 있다는 추측을 했다. 

 

결과는 좋았다. 두세번 이상 만남을 갖기도 힘들었던 그녀가 한달 여 만남 끝에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를 시작한 것이다. 

두 사람이 잘 된 이유가 남성의 나쁜 시력 덕분인지, 아닌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만일 그의 시력이 좋았더라도 만남은 잘되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성격도 맞고 말도 잘 통한다. 

 

마음을 확인한 상황에서 피부가 나쁜 것쯤이야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그녀는 사랑에 빠진 후 얼굴이 환해졌다. 내가 보기에 피부도 훨씬 좋아진 것 같았다. 피부이식 운운하던 그녀앞에 새로운 삶이 펼쳐졌다. 

 

그러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결혼해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얼굴 못생긴 것은 결혼식 30분만 참으면 된다는 것을. 하지만 미혼들은 모른다. 결혼경험이 없으니 얼굴부터 챙긴다. 이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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