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라면·고기 자주 먹으면 우울증 위험이

글쓴이: 삼국지정  |  등록일: 08.21.2019 16:50:46  |  조회수: 622
평소 즐겨 먹는 음식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달곰한 식품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죠. 허기질 때 흰 쌀밥이나 라면, 국수 등을 먹고 나면 만족감에 마음이 흡족합니다. 육류는 또 어떨까요? 모처럼 고기라도 굽는 날이면 괜스레 고기 한 점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탄수화물·육류 과도한 섭취는 정신건강에 해로워

가천대 연구팀이 40~50대 3,388명을 대상으로 식이 패턴과 우울증 여부를 비교·분석했습니다. 전체 대상자 중 13.2%에 해당하는 448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어떤 식이 패턴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우울증에 취약한지 식단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흰 쌀이나 라면, 국수, 빵 같은 탄수화물과 육류를 과다 섭취한 그룹은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우울증 위험이 65%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채소나 과일, 콩, 버섯, 해초, 생선을 많이 섭취한 경우는 우울증 위험이 41% 감소했습니다.

이는 음식이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방증입니다. 게다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음식과 긍정적인 음식의 종류가 다른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탄수화물 섭취, 쉽게 배부르고 금세 배고파…감정 진폭 커져 우울증 위험

그렇다면 탄수화물이나 육류 섭취가 오히려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라면이나 국수, 흰 쌀밥 같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배가 금방 부를 뿐 아니라 혈당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이를 통해 뇌의 포만중추가 자극을 받고 뇌에 필요한 에너지가 충전되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이건 일시적입니다. 혈당이 빨리 올라간 만큼 또 금세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국수 한 그릇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더 배가 고팠던 경험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배가 꺼지면서 반작용으로 더 배고프고 더 많은 탄수화물 섭취를 원하게 됩니다. 이때 제대로 먹지 못하면 공복감에 시달리다 오히려 기분이 저하됩니다. 연구팀은 이렇게 음식 때문에 감정의 진폭이 커지고 반복되면서 우울증에 취약해진다고 설명합니다.

나경세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식이 패턴은 '내가 우울한 상태'라는 일종의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빵이나 면류 등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어 후회하고 우울해지고, 또 우울해져 많이 먹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겁니다.

육류 섭취, 포화지방산 우울증 영향…장내 유익균 줄어

그렇다면 육류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연구팀은 기름진 맛에 처음엔 기분이 좋을지 모르지만, 육류의 포화지방산이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게다가 육류를 많이 섭취하면 상대적으로 식이섬유를 적게 먹어 장내 유산균, 이른바 유익균의 비율이 줄고 장내 환경이 나빠집니다. 장과 뇌는 신경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장내 유산균이 줄고 유해한 균이 늘어나 장 내 염증 물질이 많아지면 뇌에도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장이 편안해야 마음도 편안해진다'는 겁니다.

이해정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오히려 채소 같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 때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됐다며 이는 식이섬유가 장내 유산균을 먹여 살리는 일종의 식량으로 장내 환경을 좋게 바꾸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장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을 줄인다면 뇌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탄수화물이나 육류의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식이섬유를 많이 먹는다면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평소 식이 패턴이 중년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국내 첫 연구로 영문학술지 '뉴트리션 리서치 앤 프랙티스(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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